[런던올림픽]“병 걸리면 끝장” 양치도 생수로

입력 2012-07-28 03: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악수 금지했다 취소하기도… 베이징 땐 집단 식중독
런던 올림픽에 해머던지기 캐나다 대표로 출전한 제임스 스테이시(28)는 양치할 때 수돗물 대신 생수로 입을 헹군다. 물을 잘못 마셔 배탈이 심하게 났던 2005년 나이지리아 육상대회의 악몽 탓이다. 영국 올림픽위원회는 3월 자국 선수들에게 “감염을 피하기 위해 누구와도 악수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무례해 보일 수 있다”는 비판 때문에 하루 만에 철회했지만 선수단 위생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각국 대표팀이 선수들의 몸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위생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뜻밖의 질병으로 4년 동안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는 일을 피하자는 것이다. 선수촌에서 다양한 국가의 선수들과 집단생활을 하다보면 병균 감염 위험도 높아진다.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영국 트라이애슬론 대표 홀리 애빌과 독일 조정 대표 6명 등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경기조차 치르지 못했다.

한국 대표팀은 선수촌 위생 상태와 선수들의 예방접종 기록을 거듭 점검하며 불상사에 대비하고 있다.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는 홍역과 독감은 출국 전 선수단 전원이 예방접종을 마쳤다. 호주 배드민턴 대표 3명이 호텔 음식을 먹고 개막 8일 전 식중독에 걸렸다는 소식이 전해져 음식에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인다. 한국 선수단 고정아 전문의는 27일 “선수들에게 덜 익힌 육류나 날음식은 피하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말했다.

주최 측도 전염병 및 식중독 예방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 위기관리 분석기관 메이플크로프트는 4월 영국을 ‘독감 최고 위험국’으로 분류했다. 올림픽 기간에 동남아 등 독감 유행 지역에서 온 관광객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영국 보건국은 전염병 초기 증상을 잡아내기 위한 비상 감시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영국 식품표준청(FSA)은 미국 육상팀이 단체로 식중독에 걸렸던 베이징 올림픽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4월부터 1500만 파운드(약 267억 원)를 들여 영국 전역 식료품업체의 위생 상태를 점검했다. 0∼5점으로 매긴 등급은 식품표준청 홈페이지에 공개해 선수단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