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자책의 눈물’에 “아름다운 장미란” 격려 쇄도

입력 2012-08-06 14:3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장미란(29)이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국민의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지 못했다는 자책의 눈물.
장미란은 6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여자 역도 75kg이상 급에서 메달에 도전했다.

인상에서 125kg을 든 장미란은 용상 3차 시기에서 170kg에 도전했다. 성공하면 동메달. 하지만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바벨을 머리 뒤로 던져 버렸다.

장미란은 결국 인상 125kg 용상 164kg 합계 289kg으로 4위에 머물렀다.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딴 4년 전 베이징 올림픽 때 기록(326kg)에 훨씬 못 미쳤다.

메달 획득에 실패한 장미란은 오른손을 입술에 먼전 댄 후 그 손으로 바벨을 어루만졌다. 간접키스. 이어 플랫폼에 꿇어앉아 기도를 했다. 평소 성공했을 때만 하던 기도. 2가지 동작은 일종의 작별의식으로 보였다.

장미란은 기도를 마친 후 밝은 표정으로 양 손을 흔들며 퇴장했다. 하지만 웃는 얼굴은 오래가지 않았다. 공동 취재구역으로 들어온 그의 표정은 금세 일그러졌다. 그리고 눈에선 굵은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기량쇠퇴와 온갖 부상으로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넘치는 사랑을 준 국민을 실망시켰다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기록에 대한 아쉬움과 또 실망감을 드렸을까봐 그게 염려가 되고요. 그래도 제가 부끄럽지 않은 것은 말씀 드렸듯이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습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을 시작으로 2005년·2006년·2007년 세계 선수권대회 우승,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세계선수권 대회 우승까지.



그는 오랫동안 꿈과 희망의 상징이었다.

비록 '마지막 도전'에 실패하고 눈물을 쏟았지만 관련기사 댓글과 트위터 등 SNS에는 그에 대한 격려가 쏟아졌다.

소설가 이외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육신의 목에 걸린 금메달만 금메달이 아닙니다. 영혼의 목에 걸린 금메달이 진짜 금메달입니다. 아 장미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국혼에 진실로 아름다운 금메달을 걸어준 여인.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개그우먼 송은이도 트위터에 "'장미란선수 4위로 쓸쓸한 퇴장' 이라고 말하지맙시다!!! 누가 쓸쓸하데?!"라고 격려했다.

정치인들도 빠지지 않았다.
고양시청 소속인 장미란 선수와 인연이 깊은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트위터에 "장하다! 장미란, 훌륭하다! 장미란, 울지 마라! 장미란"이란 글을 남겼고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도 "아름다운 장미란!"이란 격려 글을 남겼다.

일반 네티즌들의 격려는 더욱 뜨거웠다.

"실력도 역대급 성품도 역대급", "손연재 선수보다 장미란이 더 예뻐보입니다", "당신이 진정한 챔피언입니다.올림픽을 위해 아픈몸까지 희생해가며 최선을 다해준 장미란선수 정말 감사합니다", "바벨 들어올릴때 눈물이 왈칵 쏟아졌음. 들어올리는 무게만큼의 부담, 책임, 의욕, 또 어려움… 당신은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