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 효과’ LG, 감동 야구 펼칠까?

입력 2012-08-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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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회장. 스포츠동아DB

구본무 회장 격려금 5억 쾌척 소식에
선수들 스포츠 정신 자극…종일 화제


9일 잠실구장. 뙤약볕 속에 토스볼을 올려주던 LG 최태원 코치와 내야수 정주현, 포수 김태군의 대화. 진지한 표정의 세 사람은 야구와는 무관한 “양학선”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최 코치는 “체조 양학선을 봐라.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기술을 연마해 자기 이름을 단 신기술을 만들어냈지 않았느냐. 너희들도 양학선만큼 치열했는지 고민해봐라”고 말했다.

꼭 최 코치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이날 LG에선 양학선이 화제였다. LG그룹이 별 인연도 없는 양학선에게 격려금 5억원을 주기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구본무 회장(사진)이 TV로 우연히 양학선의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장면을 본 뒤 어려운 형편을 딛고 성공한 스토리에 감동을 받아 즉각 이뤄진 특별조치였다.

전형적인 LG식 스포츠 사랑법이다. LG는 여타 대기업과 달리 특정종목이나 대회, 협회에 대한 후원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선수가 불우한 환경을 딛고 감동의 성취를 이뤄내면 조건을 따지지 않고 후원해준다. 양학선에 앞서 2010년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우승 주역인 여민지도 있었다. 피겨의 김연아가 잠실에 시구하러 왔을 때는 구본준 구단주가 그 자리에서 노트북을 선물한 적도 있다.

대기업의 비인기종목 후원에는 그룹 이미지를 홍보하거나 국제적 네트워크를 쌓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는 게 현실이지만, LG는 순수하게 선수를 격려하기 위해 포상금을 주곤 했다.

LG 구단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이나 구본준 구단주나 ‘돈 더하기 정’을 주고 싶어 한다”고 귀띔했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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