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급할 땐 ‘불펜 루니’ 승리를 부르는 송창식

입력 2012-08-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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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송창식이 15일 포항 삼성전 2회 선발 바티스타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송창식은 5.2이닝 2안타 1실점의 호투로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화 송창식이 15일 포항 삼성전 2회 선발 바티스타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송창식은 5.2이닝 2안타 1실점의 호투로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선발 바티스타 부상에 갑작스런 등판
삼성전 5.2이닝 1실점…시즌 4승째


송창식(27)은 2004년 한화에 입단한 뒤 신고식을 할 때 가수 송창식의 ‘가나다라’를 불러 선배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어차피 동명이인이라는 사실만으로 송창식의 노래를 시킬 게 뻔해 선수를 친 것. 오히려 이런 적극적 모습으로 자신의 이름 석자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그는 어린 시절 가수 송창식처럼 유쾌하게 노래를 불렀다. 입단 첫해만 해도 노래처럼 아름다운 장밋빛 미래를 꿈꿨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 불행이 덮쳐왔다. 첫해 시즌 8승을 올렸지만 팔꿈치 수술을 했고, 재기를 꿈꾸던 시절 다시 오른손 검지와 중지에 피가 통하지 않는 버거씨병이 찾아왔다. 결국 그는 야구선수의 꿈을 접고 2008년 그라운드를 떠나야만 했다. 은퇴 후 모교에서 후배를 지도하던 중 점차 손가락의 감각이 살아나면서 다시 공을 잡았고, 2010년 테스트를 거쳐 한화로 복귀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송창식은 지난해 4월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면서 ‘2459일 만의 승리투수’라는 타이틀로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그해 34경기에 등판해 61이닝을 던지면서 4승3패, 방어율 6.34의 성적을 올렸다. 성적 자체보다는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부풀린 데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올 시즌 송창식은 초반의 부진을 딛고 한화의 승리방정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15일 포항 삼성전에서 송창식은 자신의 가치를 드러냈다. 선발투수 바티스타가 2회말 선두타자 이지영의 직선타구에 오른 손등을 맞아 갑자기 교체된 상황. 한화는 5월 29일 대전경기 이후 삼성에만 9연패를 당하고 있던 터라 갑작스러운 바티스타의 부상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러나 급하게 몸을 풀고 마운드에 오른 송창식은 역투를 펼쳐나갔다. 3회말 먼저 1실점했지만 7회까지 더 이상의 점수를 주지 않았다. 5.2이닝 2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4승째(2패3홀드)를 올렸다.

송창식은 특히 7월과 8월 한화 마운드에선 없어선 안 될 전천후 마당쇠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7월 9경기(12.2이닝)에서 10탈삼진 무실점으로 3홀드을 기록하더니, 8월에는 이날까지 6경기에서 12.1이닝 2실점(방어율 1.46)으로 1승2홀드를 추가했다. 가수 송창식이 ‘피리 부는 사나이’였다면, 야구선수 송창식은 이제 ‘승리 부는 사나이’로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화 송창식=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경기 내용과 결과가 좋아서 그것에 만족한다. 전에 야구를 잠깐 쉬었을 때 야구가 얼마나 각별하고 소중한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오늘 4회초 역전한 뒤 이기려고 코스, 코스 넣으려다보니 볼넷이 나오면서 경기가 잘 안 풀렸다. 4회말 투수코치님이 ‘야수를 믿고 편하게 던지라’고 하셔서 이후 포수만 믿고 던졌다.

포항|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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