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사람만 가나? 경주마도 떠난다!

입력 2012-08-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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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휴식.’ 7∼10월은 경주마에게 휴식과 재충전의 시기이다. 휴양목장을 찾은 경주마가 넓은 초지를 달리며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아래 사진은 샤워로 더위를 식히고 있는 경주마의 모습.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무더위에 비실…체력관리와 휴식 필수

휴양목장 내 초지 구비…항시 20도 쾌적
허브 홍삼 비타민 등 각종 보양식도 제공


‘경주마들도 휴가를 떠난다?’

경주마 한 마리의 가격은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 평균 한 달에 한 번 비율로 경주에 출전하다 보면 좋은 성적을 위해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특히 말은 더위에 약해 여름에 적절히 체력을 관리하지 못하면 경주마로서 생명이 짧아질 수 있다.

그래서 여름이면 경주마들은 넓은 초지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외부 목장으로 ‘휴가’를 떠난다. 이처럼 경주마가 외부 목장에서 쉬는 것을 ‘경주마의 휴양’이라고 한다.


○경주마 휴가,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2개월

휴양은 대개 조교사의 판단에 따라 결정한다. 휴양목장에서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2개월까지 특별관리를 받는다. 전에는 마방 내에서 치료와 휴식을 병행하던 가벼운 운동기 질환을 앓는 마필들도 요즘은 외부 휴양을 많이 택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운동기 질환 치료 후 회복을 위해 휴양을 가고 특별·대상경주 우승마 등 큰 대회를 치른 뒤에도 초지가 있는 목장에서 휴가를 보낸다”며 “이제 휴양은 컨디션 회복을 위한 레이스 사이클의 필수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가 시기는 7∼10월…쾌적한 럭셔리 마방서 휴식

‘휴양’을 떠나는 시기는 7월부터 10월까지. 한달 평균 100마리가 휴가를 떠난다. 휴양목장의 최대 장점은 말들이 자유롭게 뛰어 놀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넓은 초지가 있다는 것. 목장마다 계약을 맺은 민간 수의사가 상주해 매일 경주마의 건강을 살핀다.

마방의 구조와 환경도 말들의 건강을 세심하게 배려했다. 여름엔 대형선풍기, 겨울엔 온풍기를 틀어 1년 내내 섭씨 20도의 쾌적함을 유지하는 것은 기본. 한낮의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차양막을 설치하고, 마방 내 깔짚도 자주 갈아 쾌적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무더위 못지않게 경주마를 괴롭히는 것은 모기다. 모기떼가 극성을 부리면 밤잠을 설치고, 스트레스를 받아 몸무게가 줄기 때문에 마방마다 전자파 전등과 방역용 소독기를 설치한다.


○말도 여름철 보양식 먹는다…홍삼 허브 비타민 가미된 특별식

여름 휴양을 하는 경주마들은 사람처럼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보양식을 먹는다. 각종 미네랄이 든 특별 사료, 인삼 가루, 비타민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허브, 홍삼 등 11가지 영양제를 매일 7차례 공급한다. 휴양목장 측에 따르면 위탁관리비의 60%가 사료 및 영양제에 쓰인다고 한다. 심지어 간식으로 공급하는 귀리와 보리는 소화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목장 내 마련한 발아장에서 3일간 직접 발아시켜 공급한다.


○경주마 휴가비는? 월 90∼108만원 정도

주요 휴양목장들은 서울 근교 지역으로 1시간∼1시간 30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대표적인 휴양목장으로는 궁평목장, 송암축산, 흙마축산, 태극호스파크 등이 있다. 이밖에 부산경남경마공원은 다양한 말 목장에서 휴양마를 관리하고 있으며, 함안군에서 운영하는 경주마휴양조련시설이 각광을 받고 있다.

휴양목장에서는 월 90∼108만원의 휴양비와 별도의 수송료를 받는다. 요즘 이들 목장은 경주마 휴양 뿐 아니라 일반인들을 위한 승마장과 경주마 생산목장을 겸하고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obau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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