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 “편집된 비 오빠와의 키스신, 아까워 죽겠네요~” (인터뷰)

입력 2012-08-24 17: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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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세경.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이런 거침없는 여배우를 봤나.

배우 신세경.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주변 배우들에게 평소 낯을 가린다는 말을 들었는데 배우 신세경(22)은 인터뷰에서 기자의 예상을 단박에 깨버렸다.

신세경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 친구들과 수다를 나누듯 “까르르”, “아하하하 진짜 웃기다”며 모든 질문에 시원하게 답변을 내놓았다. 가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영화 ‘R2B:리턴 투 베이스’에서 무결함 정비 연속 300회의 기록을 가진 최고의 정비사 유세영 역을 맡은 신세경을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다음은 신세경과의 일문일답>

- 실제로 영화를 본 소감은.

“나는 내 작품을 잘 모르겠다. 객관적으로 보기가 힘들기 때문에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 친구들한테 물어본다. 주변인들은 재밌다고 하는데 우리 엄마는 칭찬에 인색하신 분이라…(웃음). 그래도 다 나 잘되라고 하는 말이니까 섭섭해도 기운이 난다.

- 여배우에게는 생소한 공군 정비사 역할을 맡았는데.

“시나리오 회의를 하고 수정을 하고 촬영을 했다. 현장에서 체험을 하긴 했지만 실제로 군생활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신경이 쓰였다. 작년에 촬영해서 내 모습이 좀 어려보이더라. 군인 같아 보이는 지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세영이가 극 중 사랑스런 캐릭터이니까 괜찮은 것 같았다. 세영이가 깐깐한 성격인 이유는 정비사여서 그렇다. 비행기에 어떠한 결함도 용납이 되지 않으니까.”

- 실제 본인의 성격과 닮았나.

“나직한 스타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성스러운 성격도 아니고. 그래서 팬들도 남성 팬보다는 언니 팬들이 더 많다. 실제로 팬 사인회를 가보면 여성 팬이 더 많다. 의외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알면 알수록 남성 팬들이 ‘신세경, 깬다’라고 하더라.”

- 군대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건 흔하지 않은 경험이다. 어떤 기분이었나.

“아무래도 군부대니까 일정이 빡빡하고 일반 촬영장처럼 자유롭게 행동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촬영 분위기는 수월하고 좋았다. 촬영장에 들어갈 때는 개인 차를 한 곳에 주차를 하고 버스 한 대로 함께 이동을 했는데 수련회를 가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색달랐다. (웃음)

- 간식으로 아이스크림이 한 번 나왔다던데.

“영화 촬영을 하면 부식을 가장 먼저 점검한다. (웃음) 공군 부대라 아무거나 자유롭게 먹을 수가 없었다. 쓰레기가 비행기에 들어가면 정말 큰 일이 나니까. 그래서 한 장소에 들어가서 옹기종기 모여서 먹었다. 아이스크림은 배우들이 모두 먹고 싶어해 겨우 졸라 먹었다.”

- 대역이긴 했지만 경비행기 촬영 중 사고도 있었다더라.

“그 현장에는 없어서 자세한 상황은 모르지만 경비행기가 착륙할 때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라.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들었다.”

- 짧긴 했지만 정비사로 군생활을 마친 소감은.

“이 직업에 대해 쉽게 접할 수가 없다보니 정비사들과 대화를 하며 간접체험을 했다. 남들이 생각하기에는 정비사 파트가 조종사 파트보다 편할 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정비사는 기체를 만진다. 손끝으로 사람의 생명을 만지작거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비행 훈련을 할 때, 매일 가족들과 따뜻한 인사를 나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군인들이 사명감을 갖고 이 나라를 지켜주는 게 정말 감사했다.”

- 평소에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의 ‘군대 이야기’를 들을 땐 어땠나.

“난 이상하게 남자들의 군대이야기가 재밌더라. 촬영할 때 스태프나 배우들의 군생활 이야기를 들었다. 취사병이었던 분은 자기가 좋아했던 사람에겐 국 건더기도 많이 주고 마늘을 까면 앉아있을 수 있으니까 자진해서 마늘 깠다고 하더라. (정)석원오빠는 해병대라서 굉장히 살벌한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그 오빠 이야기는 정말 특수했다.”

- 군인들의 성원도 대단했을 것 같다.

“정말 많은 성원을 보내줬고 사인 요청도 많았다. 그걸 다해주지 못해 아쉽다. 그 곳에선 비행훈련을 하니 소음도 많이 나고 촬영 하는 시간이 제한적이다. 그래서 촬영 팀이 모든 분들에게 마음으로나마 감사함을 표하기로 했다. 그래서 내가 촬영장으로 들어가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는데 뒤에서 하나 언니는 일일이 사인도 해주고 사진도 찍어주는 게 아닌가. (웃음) 공군 게시판에 ‘신세경은 싸가지가 없고 이하나는 천사 같다’라는 글을 봤다. 지금 이 시간을 빌어서 정말 내 진심이 아니었음을 전달하고 싶다.”

- 영화에서 귀엽게 주사를 부린다. 실제 주사가 있나.

“영화처럼 시비를 걸진 않는다. 술을 많이 마시면 말이 많아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지인들과 술을 마시면서 좋은 관계를 맺었다. 그런데 이제 적당히 마시려고 한다. 내 몸이 힘들다. (웃음)”

배우 신세경.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정)지훈 오빠는 애교가 많더라. 귀엽고 장난기가 가득하다. 살짝 아줌마 같기도…(웃음) 그런데 오빠가 날 무서워한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나한테 장난치려다 움찔 할 때도 있더라. 오달수 선배님하고 가장 많이 붙어 있었는데, 진짜 좋았다. 배가 찢어질 정도로 재밌었던 컷도 많았다. ‘무한도전’에서 만났던 박효준 선배와도 재밌는 애드리브가 많았다.”

- 정지훈과의 두 번의 키스, 모두 편집됐다.

“진짜 진짜 진짜 아쉽다. 첫 번째 데이트 키스신은 정말 아쉽다. 정말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싶었다. 예쁜 그림이 편집돼서 정말 아쉽다. 두 번째 키스신도 아쉽지만 그 장면은 없어도 좋았을 것 같다. 카메라 빙빙 돌아가면서 찍는 키스신인데 하핫! 그 장면이 영화에서 나왔으면 좀 민망했을 것 같다.”

- 사실 이번 영화는 전작들에 비해 감정선이 단순했다.

“그렇다. 그래서 진짜 편하게 찍었다. 영화 ‘푸른 소금’도 감정이 애매 해야 해서 좀 어려웠고 패션왕은 내가 생각했던 장면 순서와 실제로 방송된 장면 순서가 바뀌어서 내가 봐도 조금 이상했다. 그런데 그런 걸 일일이 한 명씩 붙잡고 해명할 수는 없지 않겠나. 좀 난감하긴 했다.”

- 그러면 배우로서, 좀 갑갑할 때도 있겠다.

“사람들이 비판이 아닌 그냥 의미 없는 비난을 할 때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지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고 아무런 의미 없는 악성댓글에 신경 쓰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 영화 속 세영이는 귀가 안 들려서 조종사를 포기했다. 혹시 신세경도 그런 적이 있었나.

“사실 인간관계 말고는 욕심이 많지 않다. 아직은 내가 작품을 고르는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지만 상황 때문에 할 수 없는 작품은 내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우연히 나에게 찾아온 작품은 감사한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 요즘 재미로 하는 것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

“요리. 흐흐흐. 되게 잘한다. 주 종목은 베이킹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정말 좋은 방법 같다. 저번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어서 반죽을 하고 치즈케이크를 만들어서 가족과 이웃들하고 나눠먹었다. 이런 말 하긴 민망하지만 맛있었다. (웃음)”

- 혹시 ‘신세경’이라는 은어를 아나?

“(웃음) 잘 알고 있다.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하하하. 사람들이 업그레이된 물건을 사면 ‘신세경이다’라고 한다더라. 가끔 ‘신세경’을 치면 내가 아니라 ‘신세경이다’라는 글을 더 자주 본다.”

- 또 신세경 하면, 예쁜 몸매로 화제가 된다.

“사실 내 스스로 내 몸이 예쁘다고 한 적은 없다. 나는 좋은 몸매를 가진 것도 아니다. 내 생각에는 어쩌다 그렇게 포장이 된 것 같다. 이런 말을 하기엔 뭐하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나에 대한 환상이 생기면 내 스스로가 자꾸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기는 것 같다. 이건 좀 경계를 할 필요가 있는 부분 같다.”

- 앞으로 어떤 여배우가 되고 싶은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먼 곳을 바라보는 것보다 내 앞에 있는 것들을 최선을 다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시는 분들이 실망하시지 않고 점점 발전해가는 신세경이 되고 싶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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