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저녁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롯데 선발 투수 고원준이 이닝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직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강민호와 찰떡 호흡…최대단점 기복 없애
김성배 역투 불구 39개볼 체력소진 우려
1회만 33개 볼 던진 송은범은 ‘기대이하’
SK 송은범과 롯데 고원준, 경기 전 양 팀 선발의 무게감은 SK가 높아 보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였다.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송은범은 조기 강판된 반면 고원준은 시즌 최고의 피칭을 자랑했다. 고원준에 이어 등판한 김성배의 역투는 놀라울 정도였다.
●고원준, SK 타선 압도
고원준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투구였다. 5회까지 18타자 중 12타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특히 전체적으로 빼어난 제구력이 인상적이었다.
6회 1사 1·3루 위기서 물러나긴 했지만, 5회까지 투구수가 69개에 불과할 정도로 효과적 피칭을 했다. 묵직하고 빠른 공으로 SK 타자들을 압도했다. 정규시즌 후반기부터 던지기 시작한 투심패스트볼이 SK 타자들을 상당히 곤혹스럽게 했다. 포수 강민호와의 호흡이 기가 막혔다. 좋은 볼을 갖고 있는 고원준의 최대 단점은 기복이 심한 점인데 3차전의 구위는 올 시즌 그의 최고 모습이라고 칭찬할 만하다.
●투혼 돋보인 김성배의 역투
롯데 벤치는 6회 위기서 곧바로 김성배를 투입했다. 플레이오프(PO) 2차전 7회 위기서 등판해 이호준 박정권을 범타 처리하고 위기에서 벗어났듯, 또 한번 이호준 박정권을 무력화시키며 6회 위기를 넘겼다. 준PO 4게임과 PO 2게임 등 6경기에서 이미 113개의 볼을 던졌던 김성배는 지친 기색 없이 제 공을 뿌렸다. 김성배의 투입 시점은 절묘했다.
그러나 또 39개의 볼을 던졌다는 점은 아쉽다. 게임 흐름상 점수차가 벌어진 상황이었다. 3차전을 확실히 잡겠다는 롯데 벤치의 의지는 알겠지만 정대현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4차전 롯데의 불펜 운용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김성배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점은 롯데로선 독이 될 수도 있다.
●기대이하였던 송은범
뭔가 좋지 않아 보였다. 1회에만 33개의 볼을 뿌렸고, 무엇보다 볼이 많았다.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던 평소 모습은 아니었다.
빠른 공이 롯데 타자들의 배트스피드를 이기지 못했다. 2회부터 빠른 공보다 변화구의 비율을 높이며 페이스를 회복해 가다 3회 실책에 보크까지 겹쳐 1점을 더 내줬다. 과거 포스트시즌 12경기에 등판해 34.2이닝 동안 방어율 1.30을 기록했던 송은범이 아니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