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TALK! TALK!베이스볼] 싸이 뺨친 박재상 ‘말춤’…삼성 헹가래하다 사고날 뻔

입력 2012-1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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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합니다. 올해 한국시리즈(KS)에서도 매 경기, 아니 매 순간 삼성과 SK의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6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 끝에 삼성이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KS 뒷이야기들을 묶어 톡톡 베이스볼(Talk Talk Baseball)을 구성했습니다.


SK 말과 삼성 사자의 기싸움서 결국…


○…
SK 이만수 감독의 장점은 항상 긍정적 사고를 한다는 것인데요.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KS 6차전을 앞두고도 선수단에 한바탕 웃음을 선사했다고 합니다. 이 감독은 6차전이 열린 1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숙소에서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습니다. 그리고 “싸군 나와”라며 한 선수를 불러 세웠습니다. ‘싸군’은 다름 아닌 SK 좌익수 박재상인데요. 그의 이름이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수 싸이의 본명과 같아서 ‘싸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이 감독은 “왜 싸이가 인기를 끄는 줄 아느냐? 노래도 신나게 부르고, 춤도 즐겁게 추기 때문이다”며 박재상에게 말춤을 춰보라고 시켰습니다. 왕년에 ‘한 춤’ 했던 박재상도 빼지 않았습니다. 박재상의 흥겨운 율동에 선수단은 폭소바다가 됐다고 하네요. 이 감독의 의도는 분위기 전환이었습니다. 2승3패로 벼랑 끝에 서 있었기 때문에, 웃음과 긍정 속에서만 반전을 노릴 수 있다는 계산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말춤’의 기운보다 삼성의 기세가 더 거셌던 모양입니다.


삼성 송삼봉 단장의 아찔했던 우승 헹가래


○…김응룡 한화 감독은 ‘헹가래 공포’를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감독으로 10번이나 KS 정상에 올랐던 김 감독은 우승 세리머니 때 ‘덩치 큰 선수들이 헹가래를 쳐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헹가래는 매우 위험한 세리머니 중 하나에요. 여러 명이 흥분한 상태로 하기 때문에 주인공을 높이 올린 뒤 한두 명만 받지 않아도 떨어트리는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선 헹가래 때 떨어져 사망한 사건도 있었어요. 삼성이 우승한 직후 선수들은 류중일 감독, 내년 일본으로 돌아가는 오치아이 투수코치, 이수빈 구단주를 헹가래친 뒤 송삼봉 단장을 들어올렸어요. 송 단장은 몇 차례나 힘차게 솟구쳤죠. 하지만 반복된 헹가래로 힘이 빠졌는지 삼성 선수들은 그만 송 단장을 떨어트렸고, 가까스로 그라운드와 충돌하기 전 잡았어요. 등이 아닌 옆구리로 선수들의 손에 걸린 송 단장은 여전히 활짝 웃었지만, 모두가 아찔했던 순간이었습니다.


허공으로 날아간 안지만의 총알 세리머니


○…삼성 안지만은 KS 5차전 7회초 무사 1·2루의 위기상황을 실점 없이 막아낸 뒤 허공을 향해 총을 쏘는 세리머니를 연출했습니다. 사연이 있었어요. 후배 차우찬은 5차전을 앞두고 안지만과 세리머니를 함께 펼치기로 약속했습니다. SK 선수들이 4차전까지 다양한 세리머니를 펼쳐 평소 세리머니를 잘 안하는 삼성 선수들이 필요성을 느낀 겁니다. 안지만이 위기에서 벗어나면 덕아웃을 향해 총알을 쏘기로 했고, 차우찬은 쓰러지는 시늉을 하기로 했죠. 안지만은 이닝을 마친 뒤 기쁨의 총알을 삼성 덕아웃을 향해 마구 쏘아댔습니다. 그러나 정작 세리머니에 동참해야 할 차우찬은 불펜에서 몸을 푸느라 총알을 받지(?) 못했고, 결국 안지만의 ‘단독’ 세리머니로 일단락됐습니다. 차우찬은 “그 덕에 좋은 사진이 나오지 않았냐”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옷차림 징크스에 울고 웃은 삼성과 SK


○…징크스는 선수들뿐 아니라 구단 직원들 사이에도 존재합니다. 삼성과 SK 프런트들은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옷차림으로 드러냈습니다. 삼성 프런트는 KS 5차전을 승리하자 6차전에 똑같은 옷차림으로 나왔습니다. 속옷도 당연히 갈아입지 않았죠. 5차전을 승리로 이끈 기운을 6차전까지 이어가 KS를 끝내고 싶은 바람을 담은 겁니다. 반대로 SK 홍보팀 한 관계자는 5차전서 패하자 6차전을 앞두고 속옷과 양발, 신발까지 모두 새로 갈아입었습니다. 그는 “1·2차전서 연패한 뒤 옷차림을 바꿔 3·4차전을 승리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옷차림을 바꾸고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삼성 프런트들의 기운이 좀더 강했던 모양입니다. 삼성 프런트들은 이틀 연속 같은 옷을 입어 기분은 상쾌하지 않았겠지만, KS 우승이라는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이하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스포츠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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