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양날개…세터가 KAL기 띄웠다

입력 2012-1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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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마틴·김학민 좌우 쌍포 부진
세터 한선수, 대타 공격수들에 볼 배급
공격력 살며 러시앤캐시에 3-1 역전승


“마틴과 김학민, 팀의 에이스 두 명이 졸전을 펼쳤다.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었지만 한선수가 경기를 잘 풀어냈다.”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의 경기 후 소감이다. 그의 말처럼 한선수(세터)의 노련한 경기 운영 덕분에 대한항공이 홈 개막전을 이겼다. 대한항공은 4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러시앤캐시에 세트스코어 3-1(23-25 25-23 25-17 25-20)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선수 차선을 최선으로 만들다

시즌 첫 경기는 어느 팀에나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대한항공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포인 마틴(20점)과 김학민(12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1세트를 먼저 내주고 분위기를 빼앗겼다. 결과만 보면 마틴은 20득점을 올리며 제 몫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경기 내내 특유의 파워 넘치는 플레이는 볼 수 없었다. 블로킹으로 6득점을 올린 것을 제외하면 공격 득점은 14점에 불과하다. 범실은 9개나 했고, 공격성공률은 35%에 그쳤다. 김학민 역시 마찬가지. 공격 리듬을 전혀 타지 못하며 2세트까지 4득점에 그쳤다. 좌우 쌍포가 흔들리면 세터는 공격을 풀어나가기가 무척 어렵다. 믿고 올려줄 만한 공격수가 없으면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선수는 흔들림이 없었다. 곧바로 차선을 택했다. 3세트에서 한선수는 류윤식(레프트)과 진상헌(센터), 이영택(센터) 등을 활용하는 파상 공세를 펼쳤고, 세트를 따내며 경기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대한항공 남겨진 과제는?

이겼지만 뒷맛이 썩 개운치 않은 경기였다. 대한항공은 개막 직전 수비의 핵심인 곽승석이 발목 부상을 당했다. 다음주 석고붕대를 풀어봐야 언제쯤 경기에 나설지 가늠할 수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류윤식이 곽승석의 빈 자리를 잘 메웠지만 류윤식이 막힐 경우 대체 선수가 없다는 것이 부담이다. 설상가상으로 올 시즌 KEPCO에서 대한항공으로 이적한 하경민(센터)이 개막전 첫 경기에서 허리 부상을 당했다.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하경민 영입으로 취약한 센터진의 보강을 노렸던 대한항공으로서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대한한공은 지난 시즌 초반에도 공격력이 살아나지 않으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때문에 관건은 김학민과 마틴의 경기력이 얼마나 빨리 살아나느냐다. 다행히 두 선수는 모두 체력이나 몸 상태에서는 문제가 없다. 신영철 감독은 “리듬의 문제인 것 같다. 마틴은 어깨 부상에서 회복되기는 했지만 오늘 너무 갑자기 강한 공격을 하려다보니 타이밍이 맞지 않았던 것 같다. 특별한 부상이 생기지 않는 한 경기를 해나가면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천|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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