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아픈일 겪어보니…하하, 더 든든하네요”

입력 2012-11-0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비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인생 최대의 길흉화복을 겪은 뒤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가요계에 컴백하는 가수 별. 데뷔 10주년을 맞아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로 새 앨범을 빼곡히 채웠다. 사진제공|QUAN 엔터테인먼트

■ 별, 벌써 데뷔 10주년…미니앨범 ‘노스탤지어’로 컴백

하하와 혼인신고 한달만에 부친상
상주역할 톡톡…남편 존재감 커져

이제 서른, 슬럼프 딛고 다시 무대로
노래 계속할 수 있는 난 행복한 사람

가족의 죽음은 한 사람의 일생에서 가장 슬픈 일이다. 결혼은 자신의 일생에서 가장 축복받을 일이다. 가수 별(김고은·29)은 불과 한 달 새 인생 최대의 길흉화복을 경험했다.

가수 겸 연기자 하하(하동훈·33)와 9월 혼인신고를 하고 한 달 뒤 아버지를 떠나보냈다. 10년간 병석에 누워 있던 아버지가 세상과 작별하던 날은 별이 웨딩촬영을 하려던 날이었다. 아버지가 운명하기 며칠 전, 별은 결혼 예배로 하하와 소박한 혼례를 치렀다.

“기쁨과 슬픔이 동시에 오면, 슬픔에 더 강하게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결혼의 기쁨이 아직 실감나지 않아 어리둥절해하는데 곧바로 슬픔이 찾아왔어요. 그 슬픔의 한 가운데서 남편(하하)의 존재감이 더 든든하게 느껴졌습니다.” 큰일을 치르고 나면 생각이 깊어지게 마련이다. 올해 초 서른이 되면서 “새로운 인생의 결심을 했다”는 별은 두 큰 일을 치르면서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

“작년 연말, 서른 살에 대한 막연한 설렘이 있었어요. 20대엔 아픔과 아쉬움이 많았고 고생스러웠던 탓인지 시원한 마음으로 20대를 보낼 수 있었죠. 30대가 되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설렘, 다시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희망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항상 싱글벙글했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한동안 슬픔에 잠겨 있었지만, 10년간 잘 버텨 주신 아버지가 고마웠고, 더 이상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실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도 편해졌어요. 돌아가시기 전날 밤, 아버지의 평안했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2012년은 ‘자연인 김고은’의 인생에 매우 특별한 해이기도 하지만 ‘가수 별’로서도 매우 그렇다. 2002년 ‘12월32일’로 데뷔한 뒤 올해로 10주년을 맞았기 때문이다.

8일 내놓은 미니앨범 ‘노스탤지어’는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향후 10년을 설계하는 의미가 담긴 ‘10주년’ 앨범이다. 작년 한 해 소속사 없이 ‘자유롭게’ 지내면서, 숨 가빴던 지난 10년을 돌아보고자 한 달 동안 여행을 다녀왔다. 특히 “20대 말, 가수를 그만 둬야 하나, 유학을 갈까, 고민하는 등 인생 최대의 슬럼프”가 있었던 터라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인생을 다시 설계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다시 노래하겠다는 열정은 자신의 옛 노래들을 들으면서 샘솟았다. 그동안 내놓은 자신의 노래를 차분히 다시 들으며 “내가 이렇게 좋은 노래를 불렀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노래가 이렇게 여전히 남아있구나”하는 생각에, 힘들게만 느껴졌던 10년이 아름다운 추억이 됐다. 아련하고 찡한 기분도 느꼈다. ‘노스탤지어’ 작업 초반 만든 “무겁고 슬픈 노래들”은 제쳐 두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로 다시 앨범을 채웠다. 앨범을 내기 전 발표한 수록곡 ‘귀여워’는 음원차트 1위를 휩쓸며 별의 새로운 도약을 축하하는 축포가 됐다.

타이틀곡 ‘나빠’는 신인 작곡가 박강일이 만든 곡으로, 담담한 슬픔의 정서가 묻어 있다. 5곡의 수록곡은 모두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음악들이다. “한때 가요계를 호령했던 분들, 지금은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결국 마지막까지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것 같아요. 10주년이라고 앨범을 내는 저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계속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생기기 때문에 노래는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은 음악을 해서,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불리면서 사람들의 추억과 기억 속에 항상 살고 있는 가수이면 좋겠어요.”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