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서울 최용수 감독은 승부욕 강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감독이 되면서 그 승부욕을 미소 뒤로 감췄다. 21일 제주전에서 찬스가 불발되자 아쉬워하는 최 감독.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트위터@seven7sola
3. 미소 속에 숨은 승부욕
라커룸에 들어오면 180도 표정 바꿔
선수들과는 심리적으로 밀고 당기기
FC서울 최용수 감독은 승부욕이 강하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공격수치고 근성 없는 사람 없겠지만 그 중에서도 유별나다. 선수 때는 골 욕심도 많이 부렸다. 이런 승부욕 덕분에 그는 K리그와 J리그 모두에서 최고 공격수로 군림했다. 최 감독을 선수 때부터 봐 왔던 서울 전재홍 홍보팀장은 “선수 때는 감히 말도 못 붙일 정도로 카리스마가 철철 넘쳤다”고 회상했다.
감독이 됐다고 해서 승부욕이 사라질 리 없다. 그러나 분명 변화는 있었다. 그는 미소 속에 승부욕을 감췄다.
최 감독은 의도적으로 표정관리를 안 한다. 하려고 해도 못 숨긴다. 그를 오래 봐 온 사람들은 경기에서 패했거나 이겼어도 잘 풀리지 않은 날 표정만 봐도 최 감독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선수들이 있는 라커룸에 들어갈 때 표정은 180도 바뀐다. 포커페이스다. 불같았던 얼굴이 얼음장처럼 냉정해 진다. 때로 전략적으로 웃음기를 띨 때도 있다. 서울은 올 시즌 1위를 달리면서도 유독 라이벌 수원삼성에 패했다. 선수시절 수원 잡는 킬러였던 최 감독 심정이 어땠을 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늘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다. 우리는 1위다. 어깨를 펴라”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최 감독이 선수(2000)-코치(2010)-감독(2012)으로 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2000년부터 다 본 FC서울 장비담당 이천길 씨는 “감독님이 선수 때와 달리 마음을 절제하려는 게 느껴진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최 감독은 “선수들과 심리적으로 대치하고 밀고 당기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었다”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최 감독과 선수들은 기어이 마지막에 웃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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