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착한식당” 먹거리 X파일 리스트 입수

입력 2012-12-10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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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명씩 조 짜서 ‘암행취재’ 나선 제작진 밥상머리서 두리번 두리번
영문 모른 식당주인 “칠뜨기로 착각했어”

채널A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의 진행자 이영돈 PD(왼쪽)가 강원 횡성군의 ‘삼군리 메밀촌’을 방문해 식당 주인인 이복재 씨 부부와 100% 메밀국수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채널A 제공

“방금 방송된 ‘착한 식당’ 주소 좀 알려주세요.”

매주 금요일 밤 12시, 종합편성TV 채널A의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이 끝날 무렵이면 문의 전화가 빗발친다. 이 프로그램은 7일 방영분에서 시청률 3.501%(AGB닐슨·수도권 유료방송가구)로 드라마와 스포츠 중계, 보도부문을 뺀 종편 프로그램 중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만큼 착한 식당을 찾는 과정에서 겪는 우여곡절도 많다.


○ 식당에 찾아온 ‘칠뜨기’들?


이 프로그램의 ‘착한 식당-모자이크를 벗겨라’는 제작진과 음식 평가단이 ‘미스터리 쇼퍼’가 되어 제대로 된 먹을거리를 내놓는 식당을 소개하는 코너. 착한 식당 검증단은 요리연구가, 대학 식품영양학과 교수, 호텔조리학과 교수, 맛 칼럼니스트 등 15명 정도로 꾸려진다. 3, 4명씩 조를 짜서 착한 식당 후보군에 오른 식당에 ‘암행취재’를 나간다.

제작진은 식당 분위기와 테이블에 놓인 음식 상태, 음식의 맛까지 꼼꼼하게 챙긴다.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음식 재료의 상태까지 체크하지만 방법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음식을 먹기보다는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느라 식사를 제대로 못할 지경이다.

암행취재 뒤 착한 식당으로 선정되면 식당 주인에게 취재 요청을 한다. 그제야 제작진을 알아본 주인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모자란 칠뜨기가 앉은 줄 알았네. 밥 먹는 데 신경 안 쓰고 이리저리 쳐다보기만 하니까.”


○ 검증단의 갈등


깐깐한 검증단원들은 의견일치를 보지 못할 때가 많다. 순수한 콩만 쓴다는 콩국수 식당을 찾았을 땐 한 단원이 “콩만으로 이렇게 고소한 맛을 낼 수 없다. 콩가루가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주인은 결국 카메라 없이 검증단만 주방에 들어가는 조건으로 비밀 조리법을 공개했다. 의혹을 제기했던 검증원은 주방을 꼼꼼히 살피고서야 착한 식당으로 인정했다.

착한 만두 식당을 선정할 땐 “만두의 부피를 늘리려고 당면을 넣은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와 1차 합의에 실패하고 2차 검증단의 깐깐한 실사 후 착한 식당이라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제작진은 착한 식당 주인들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는다. “장사 잘되십니까”라고 묻거나 “초심을 잃지 마세요. 늘 한결같이 해주셔야 됩니다”라고 당부하기도 한다.

착한 식당 코너를 꾸려온 김군래 PD는 “착한 식당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하고 있다는 주인의 전화를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조미료를 쓰지 않고 좋은 재료로 정성스레 음식을 만드는 착한 식당 주인이 부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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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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