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미영. 스포츠동아DB
“이 나이에 국가대표라니…최선 다하겠다”
송미영(37·인천시체육회·사진)은 자신이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제14회 아시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 선발됐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를 “처음에는 놀리는 줄 알았다”고 떠올렸다. 그럴 만도 했다. 송미영은 1990년대 초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 나간 이후로는 태극마크를 달아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국가대표에 뜻이 없었다. 4년간 핸드볼을 쉰 적도 있었고, 결혼과 육아로 도저히 여력이 없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어쩌면 전업주부로 살았을 자신을 다시 핸드볼로 이끌어준 임영철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외면할 수 없었다. 문필희(30·인천시체육회)와 더불어 송미영이 대표팀에 합류한 이유는 바로 임 감독과의 ‘의리’ 때문이다. 20여년 전, 처음 자신을 국가대표로 뽑아준 이도 임 감독이었다.
그 인연은 송미영이 핸드볼을 그만두고 결혼한 뒤 아이를 키우던 2004년 7월 전화 한통으로 다시 이어졌다. 효명건설, 벽산건설에 이어 지금의 인천시체육회에 이르기까지 해체와 창단이 거듭되는 험난한 길이었지만 임 감독이 가는 곳이라면 송미영은 믿고 따라갔다. 그리고 이제 경남 진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남편,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김)태완이의 곁을 잠시 떠나 인도네시아까지 왔다.
그리고 송미영은 11일 북한전에서 눈부신 선방으로 임 감독에게 보답했다. 골키퍼인 그녀는 전반만 뛰었는데, 단 4점으로 북한의 슛을 막아냈다. 송미영은 “이 나이에 다시 대표가 된 것이 말이 안 되는 일일 수 있다. 주부로 살 뻔한 나를 뽑아준 임 감독님을 위해 내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또 한편의 ‘우생순 신화’가 펼쳐지고 있다.족자카르타(인도네시아)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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