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핸드볼 아시아 정상 등극 기쁨보다 걱정이 앞서는 이유?

입력 2012-12-1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여자핸드볼대표팀이 16일 족자카르타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중국을 40-22로 대파하고 우승을 차지한 뒤 환호하고 있다. 족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영준 기자

얇은 선수층에 불안…관심 비해 기대치만 높아

여자핸드볼대표팀은 16일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막을 내린 제14회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중국을 40-22로 대파하고 통산 11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 우승으로 2013세르비아 세계선수권대회에 아시아 1위로 출전해 시드 배정을 받는 혜택도 얻게 됐다.

그러나 압승의 결과를 떠나 이제 아시아 정상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한국여자핸드볼 앞에 놓여진 엄연한 현실이다. 문필희를 제외하면 ‘우생순’ 세대가 대표팀을 모두 떠나 선수층이 얇아진 것이 최대 불안요소다. 주득점원 류은희, 권한나 중 한 명이라도 삐끗하면 답이 없는 상황이었다. 임영철 대표팀 감독이 대회기간 중 가장 신경 썼던 대목도 체력안배와 선수기용이었다.

하드웨어가 열악한 데다 인력풀마저 협소한 현실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고 있는 여자핸드볼은 차라리 기적에 가깝다. 전국을 통틀어 여자핸드볼부가 있는 중학교가 18개밖에 안 되는 나라에서 아시아 정상, 올림픽 4강을 이뤄낸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나마 싹이 보이는 선수들은 잇달아 핸드볼을 그만두고 있다. 이런 여건은 망각하고 관심은 거의 주지 않으면서 기대치는 높은 현실도 여자핸드볼에는 부담이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는 위기에 봉착한 한국여자핸드볼에 희망의 빛을 비쳐준 무대이기도 했다. 임 감독과 윤성원 체육과학연구원장은 선수층과 체격조건의 한계를 전술로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최태원 회장이 협회장직을 맡은 뒤 이어진 SK 그룹의 헌신적 지원은 대내적으로 핸드볼인들의 사기를 진작하는 한편 국제무대에선 최소한 불이익을 당하진 않는 환경을 조성해줬다.

이제 대한핸드볼협회는 남녀대표팀 모두 전임감독제를 도입해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준비한다. ‘우생순’ 세대의 퇴장 이후 한국핸드볼은 이제 시스템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족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