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푼 우리銀, 레알 신한 잡았다

입력 2012-12-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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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캐서린(가운데)이 17일 와동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전에서 배혜윤(왼쪽)과 티나의 강력한 압박수비에 막혀 힘겨운 표정을 짓고 있다. 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안정된 경기로 5점차 승리…3연승
티나 맹활약…경기 내내 리드 잡아
위성우 “지난 경기 장점 귀띔 도움”


“오늘 챔피언 결정전인가요?”

17일 안산와동체육관. 안산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라커룸 문이 열리자마자 이런 농담을 던졌다. 감독을 찾은 취재진의 수가 평소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춘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도 “이렇게 많이들 오실 줄은 몰랐다. 부담은 되는데 솔직히 기분 좋다”며 웃었다.

관심이 몰린 이유가 있다. 어쩌면 선두 다툼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는 경기였다. 전날까지 우리은행이 14승4패로 1위, 신한은행이 13승5패로 2위. 만년 최하위에서 단숨에 우승 후보로 급부상한 우리은행은 조금이라도 더 승수를 벌어두고 싶고, 통합 7연패에 도전하는 ‘명가’ 신한은행은 자존심을 지키고 싶을 터였다. 우리은행 위 감독과 전주원 코치가 바로 전 시즌까지 임 감독을 보좌하던 신한은행 코칭스태프였기에 더 그랬다. 선수들이 몸을 풀 때부터 코트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양 팀 감독도 승리에 대한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임 감독은 “빅게임에서는 다른 어떤 것보다 ‘이겨야겠다’는 마음이 있어야 이길 수 있다. 정신적으로 무장을 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그렇게 해야 좋은 플레이가 많이 나오고 경기가 느슨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또 선수들에게 “큰 경기일수록 수비와 리바운드 같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게 잘 돼야 공격으로까지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했다. 위 감독도 나름의 비법이 있었다. “선수들에게 1라운드에서 ‘신한은행을 꼭 이겨달라’고 했더니 겁을 먹고 사색이 돼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 하더라”며 “우리 선수들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신한은행은 늘 위에 있던 팀 아닌가. 차라리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지난 경기 때 좋았던 점을 슬쩍 전체적으로 얘기해주는 게 나은 것 같았다”고 귀띔했다.

팽팽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경기는 계속 우리은행이 리드했다. 1쿼터 9점, 2쿼터 8점을 넣은 용병 티나의 활약을 앞세워 전반까지 34-25로 앞섰다. 3쿼터 중반 36-31까지 쫓기기도 했지만, 다시 박혜진의 3점슛이 터지면서 51-42로 점수차를 벌렸다.

진검승부는 4쿼터부터였다. 54-42에서 신한은행 하은주와 이연화가 연속 슛을 성공시켰고, 우리은행의 턴오버와 슛 실패가 반복되는 사이 다시 하은주가 페인트존에서 연속 득점에 성공해 54-52까지 승부가 좁혀졌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끝까지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62-58이던 종료 2분 전 임영희가 자유투 2개를 침착하게 집어넣었고, 종료 1분 전 티나가 골밑슛을 성공시키면서 승부를 갈랐다. 69-64로 이긴 우리은행(15승4패)은 기분 좋은 3연승과 함께 신한은행(13승6패)에 2경기 차로 앞선 단독 선두를 지켰다. 또 원정 9승1패라는 놀라운 승률도 이어갔다. 신한은행은 2연패.

안산|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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