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석 “그땐 믿지 못했다 다독이지도 못했다…이젠 팀워크 알겠다”

입력 2012-12-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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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앤캐시 신영석은 김호철 감독 부임 이후 혹독한 훈련을 하지만 연습이 즐겁다고 했다. 16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블로킹이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는 신영석. 아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고참 신영석이 본 러시앤캐시 상승세

김호철 감독님이 팀 분위기 바꿨다
나보다 팀 우선…융화되는 법 배워
훈련량 많이 늘었지만 이젠 즐거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너무 기쁘다.”

16일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전에서 공격성공률 100%로 15득점(블로킹 7점) 올리며 러시앤캐시의 3연승을 이끈 신영석(센터·198cm)의 코멘트다. 신영석은 “8연패를 당했을 때는 정말 이번 시즌에 1승이라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정말 이것밖에 안되나? 하는 생각으로 힘들었다”고 했다.

○우리는 서로를 배려하지 못했었다

신영석과 인터뷰에서 뼈아픈 질문을 먼저 꺼냈다. “러시앤캐시 경기를 보면 팀원간 신뢰도, 경기에 대한 집착과 투지도 없어보였다.”

그는 쿨하게 인정했다. “서로간 믿음이 별로 없었다. 실수해도 서로 다독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속으로 왜 미스하지? 하는 분위기였다.”

김호철 감독이 부임해 가장 먼저 지적한 것도 그 부분이었다. 신영석은 “감독님이 팀 분위기가 문제라며 단적으로 지적해주셨다. 불신을 버리고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모두들 심리적으로 지쳐 있었기 때문에 처음엔 쉽지 않았다. 하지만 감독님이 모든 걸 바꿔놓으셨다”고 말했다.


○혹독한 훈련? 이제는 연습이 즐겁다

러시앤캐시의 3연승 원동력은 엄청난 연습량이 아니라 확 달라진 연습 분위기다. 신영석은 “솔직히 지난해까지는 연습하러 나가기가 싫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연습 자체가 즐겁다”고 했다. 이어 “훈련량은 어마어마하게 늘었지만 모든 선수들이 운동을 너무 재미있어 한다.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다. 주전과 후보 구분도 없다. 모든 선수들이 코트에 들어와 서로 연결해 협동심을 키울 수 있는 운동을 많이 한다. 모든 선수들이 딱 사흘 만에 훈련을 즐기게 됐다”고 웃었다. 경기를 하면서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한 것도 마찬가지. 배구동작에 꼭 필요하고 또 개개인에게 꼭 맞는 체력 훈련프로그램을 제시받고선 비로소 운동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한다.


○‘나보다는 팀’ 달라진 신영석

신영석은 팀 내 고참급이다. 하지만 팀원들을 이끌고 가는 데는 다소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신영석은 “대한항공전에서 블로킹을 많이 잡았지만 개인타이틀 같은 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튀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보다는 어떻게든 팀에 융화돼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팀에서의 내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됐고, 책임감도 생겼다. 후배들도 다독이고 이끌어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 달라진다는 게 어색하고 힘들었지만 지금은 정말 그것이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비록 패하더라도 끝까지 재미있고 악착같은 경기를 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게 신영석의 다짐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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