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율 “직구가 답이다” SK 정우람에게 배우다

입력 2012-1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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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율은 2013시즌에도 롯데의 뒷문을 책임질 수 있을까. 그 열쇠로 김사율은 직구를 지목했다. 스포츠동아DB

롯데 고정 마무리 사수! 훈련 또 훈련

자신 없어 안 던지니 타자들 변화구만 노려
구속보다 볼끝으로 승부…결정구는 직구로
불펜에 쟁쟁한 투수 많아 1군 잔류가 걱정


누군가 롯데 마무리 김사율(32)을 두고 이런 비유를 한 적이 있다. “30년 만에 여자친구가 생겼다. 그런데 조금 얼굴이 못 생겼다고 구박할 수 있느냐?”

김사율은 롯데의 고정 마무리가 된 이후 2011년 20세이브, 2012년 34세이브를 기록했다. 2년 연속 20세이브 이상을 올린 롯데 구단 사상 첫 마무리투수다. 또 34세이브는 롯데 사상 단일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종전 기록은 1994년 박동희의 31세이브)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2013년 롯데 마무리=김사율’이라고 단정하지 못한다. 당사자 김사율조차도 경쟁을 각오하고 있다.

김사율은 요즘 오전에는 사직구장, 오후에는 모교 경남상고에서 훈련하고 있다. “1군에 갓 올라왔던 2010년의 그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과거 2년, 영광스러운 기록을 쌓았지만 김사율은 부족한 점부터 먼저 얘기했다. “시즌 막판 팀이 연패에 빠졌을 때, 아파서 도움을 주지 못했다. 포스트시즌도 너무나 아쉬움이 남는다.” 잘했다는 마음보다 마무리이자 주장으로서 책임 통감이 먼저였다.

그 마음을 가슴에 담고, 2013시즌에 대비해 그 어느 때보다 빨리 훈련을 시작했다. 롯데의 훈련 소집일인 내년 1월 7일 사직구장에 들어갈 때, 70∼80%의 힘으로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 누구도 지시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그렇게 다짐했다.

2013시즌 마무리 자리를 지키기 위해 김사율은 “직구”를 말했다. “직구에 자신이 없다보니 많이 못 던졌다. 그러다보니 상대 타자들도 변화구만 노리는 것이 느껴졌다. 몸쪽 직구를 던지고 싶다. 구속보다 볼끝을 살리고 싶다.” 맞더라도 결정구로 직구를 던지는 ‘마무리의 기본’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다짐이다. 오직 결과로 말하는 마무리 자리에서 버티기 위해선 직구 비율을 늘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반성이기도 하다.

사실 김사율은 경남상고 시절부터 빠른 공을 던진 투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후배이긴 하지만 SK 마무리인 정우람의 투구를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 결코 빠른 볼을 던지지 않아도 직구를 던져서 스탠딩 삼진을 잡고, 밸런스를 깨뜨리는 장면을 보고 느낀 것이다.

김사율은 2012시즌을 마치고 주장직에서 내려왔다. “불펜에 워낙 쟁쟁한 투수가 많아 마무리가 아니라 1군에 남는 것부터 걱정”이라며 웃었다. 2년간 54세이브를 거두고도 재신임을 받아야 하는 현실이 서운하기도 하지만, 김사율은 모든 것을 자기 탓으로 돌리고 이를 악문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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