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엄마 검객’으로 메달 도전”

입력 2012-12-26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여자펜싱의 간판스타 남현희가 내년 5∼6월쯤 엄마가 된다. 잠시 검을 내려놓고 태교에 전념하고 있는 남현희는 출산 후 운동을 재개할 계획이다. 스포츠동아DB

내년 봄 출산…2년 뒤에 인천AG 출전
김문수 도지사는 태교CD 선물로 응원


“내 아들은 키가 너랑 비슷해. 나 이번 올림픽 끝나면, 딸 하나 더 낳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또 나올 거야.” 7월 2012런던올림픽 기간 도중이었다. ‘펜싱 여왕’ 발렌티나 베잘리(38·이탈리아)는 남현희(31·성남시청)에게 아들 자랑을 늘어놓은 뒤, 딸 한명을 더 가질 계획임을 털어놓았다. 주변에선 “쟤 (올림픽에) 또 출전할 건가봐…”라고 수군거렸다.


○임신 3∼4개월 남현희, ‘엄마 검객’ 된다!

‘엄마 선수’ 베잘리는 올림픽 금메달만 6개를 보유한 여자 플뢰레의 전설이다. 고비마다 한국선수들의 발목을 잡아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4년 뒤 올림픽에선 한국과 이탈리아의 ‘엄마 검객’들이 맞대결을 펼칠지도 모른다. ‘한국 펜싱의 대들보’ 남현희 역시 태중에 아기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11월 사이클선수 공효석(26)과 결혼한 남현희는 런던올림픽 이후로 임신과 출산을 미뤄왔다. 이후 런던에서 여자 플뢰레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 2회 연속 메달의 꿈을 이뤘고, 아기까지 갖게 되면서 올 한 해 겹경사를 맞았다. 현재 임신 3∼4개월로, 내년 5∼6월 엄마가 될 예정이다. 남현희는 잠시 검을 내려놓고, 태교에 열중하고 있다. 비록 남편이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 때문에 잠시 집을 비웠지만, 아기와 함께 태담을 나누며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태교CD 선물도 큰 힘

경험이 중요한 여자 플뢰레에선 보통 30세 이후 절정의 실력을 발휘한다. 현재 세계랭킹 10걸 가운데서도 남현희(3위)와 베잘리(4위)를 비롯해 30대 선수가 절반을 차지한다. 유럽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결혼·임신·출산 이후 다시 검을 잡는 선수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남현희 역시 더 큰 책임감으로 2014인천아시안게임과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겨냥하고 있다. “운동선수는 실력으로 말해야 하니까…. 단체전에서 후배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해야 될 것 같아요. 스피드는 여전히 자신 있거든요. 다음 올림픽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다시 몸을 만들려고 해요. 또 한 번 자신과의 싸움이 될 것 같아요.” 출산 이후 단계적으로 복귀 프로젝트를 가동해 2014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 개막 전까지는 출격준비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이태영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등 경기도체육회 고위 관계자들도 ‘엄마 선수’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김 지사는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인데, 운동선수로서 아기를 낳고 또 다시 검을 잡겠다는 용기가 대견하다”며 최근 남현희에게 태교CD까지 선물했다. 남현희는 “주변에서 응원해주셔서 더 힘이 난다. 감사하다”며 웃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