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은 연봉, 훈련은 훈련”…괌에 간 오승환

입력 2012-12-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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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협상과 훈련은 별개다. 구단과 연봉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삼성 오승환은 지난주부터 괌에서 홀로 개인 훈련을 하며 내년 시즌을 일찌감치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삼성, 연봉 미계약 선수는 전훈 안 데려가
“팀 3연패 보탬돼야”…자비로 괌 자율훈련


“팀의 3연패를 위해 훈련 해야죠. 연봉 협상이 필요하면 귀국하겠습니다.”

연봉협상은 연봉협상이고, 훈련은 훈련이다. 삼성 오승환(30)은 연봉 협상을 뒤로 한 채 지난주 괌으로 들어가 현재 개인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구단을 설득해 자율훈련 허락을 얻어낸 그는 당장 눈앞에 닥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비해 일찌감치 몸을 만들면서 내년 시즌 다시 한번 삼성의 수호신으로 3연패 신화를 뒷받침하겠다는 각오다.

오승환은 지난 19일 구단과 만나 연봉협상을 벌였다. 구단에서는 올해 연봉 3억8000만원에서 1억7000만원(44.7%) 인상된 금액을 제시했지만 그의 기대를 충족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삼성은 이번에 “연봉 계약을 하지 않은 선수는 전지훈련에 데려가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오승환에게도 구단 방침을 설명하면서 국내에서 훈련할 것으로 권유했다.

그러나 오승환은 오히려 구단을 설득했다. 이성근 운영팀장에게 “내년에도 우승해서 3연패해야 하잖아요. 국내에서 훈련할 데가 없습니다. 자율훈련이니 보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라며 허락을 구했다. “연봉협상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말에 그는 “전화로 하셔도 좋고, 필요하다면 귀국이라도 하겠습니다. 훈련하게 해주세요”라며 간곡하게 부탁했다.

오승환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소문난 훈련벌레다. 타고난 재능보다 이런 자세로 오늘날 대한민국 최고 마무리투수로 성장했는지 모른다. 그는 매년 선수단 전지훈련에 앞서 12월 말이면 일찌감치 괌으로 개인훈련을 먼저 떠났다. 대학시절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고, 2010년엔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는 그로서는 재활훈련과 보강훈련을 꾸준히 해야하는 상황이다. 결국 올해도 자신이 계획한 스케줄에 맞춰 몸부터 만들고 싶다는 얘기였다.

오승환은 결국 구단의 허락을 받아 지난주 트레이너와 함께 괌에 들어갔다. 자율훈련이기 때문에 숙식비용은 모두 개인이 충당한다. 송 단장은 “지금은 전지훈련이 아니고 자율훈련 기간인데, 개인 돈을 들여서 훈련을 한다는데 말릴 수가 있느냐”며 웃더니 “오승환과는 앞으로 전화로 연봉협상을 하든가, 본인이 필요하면 들어온다고 했다. 천천히 협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보통 연봉 협상이 진척되지 않으면 훈련도 집중하기 어렵다. 그러나 오승환은 프로답게 연봉협상과는 별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끝판대장’ 오승환의 2013시즌은 이미 괌에서 시작되고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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