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 파크 레인저스 박지성. 스포츠동아DB
●역대 최악의 클럽?
역대 ‘개막 후 최다 연속 무승’의 불명예를 쓴 QPR은 이날도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의지도, 열정도, 성의조차 없는 모습에 홈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공격수들은 서로를 믿지 못하는 듯 개인플레이에 치중했고, 미드필더들은 패스 미스를 남발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마인드였다. 첫 실점 후에는 아예 포기한 분위기였다. 마키와 음비아 등 몇명만이 열심히 뛰어다녔을 뿐 공허한 그림자가 가득 차 있었다.
●등 돌린 서포터스
로프터스로드는 90분 내내 을씨년스러웠다. “리버풀”을 외치는 4000여 원정 팬들의 우렁찬 목소리만 울려 퍼졌다. 홈 팬들에게 더 이상 인내를 기대할 순 없었다. 디아키테와 션 라이트 필립스는 교체아웃 되면서 거센 욕설과 야유를 받았다. 세 골 차로 끌려가던 후반전 역시 답답한 경기를 선보이자 후반 20여분부터 홈 팬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종료 휘슬이 울릴 때는 스탠드의 절반이 텅 비어 있었다.
●구심점이 부러워
QPR과 리버풀은 클럽 간 이름값에만 차이가 있는 게 아니었다. 구심점부터 차원이 다른 모양새였다. 흔들리는 QPR의 캡틴 박지성 앞에서 잉글랜드의 ‘국민 주장’ 스티븐 제라드는 진짜 리더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시종 동료들과 대화하며 파이팅을 불어넣었고, 몸 사리지 않는 헌신적인 플레이로 감동을 줬다. 중원에서 짝을 이룬 조 앨런이 QPR 음비아와 몸싸움 끝에 넘어지자 제라드는 끈질기게 쫓아간 뒤 거칠게 부딪히며 다시 볼을 빼앗아왔다. 팀의 세 번째 골을 어시스트했다.
런던(영국) | 이지훈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