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조성민 전 코치는 두산의 일본 코치연수 제안을 거절하고 지난해 팀을 떠나 새로운 일을 찾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전에 두산 투수 서동환을 지도하고 있는 조성민 코치. 스포츠동아DB
아버지 무릎 걱정 병원 알아봐달라던 효자였다”
두산도 조성민 전 2군코치의 사망 소식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 두산은 고 조성민이 마지막으로 야구 유니폼을 입고 몸담았던 팀. 두산 구단의 고위 관계자는 6일 “지난 시즌 직후 지도자로서 업그레이드를 하라는 의미로 일본에서 코치연수를 하도록 제안했다”며 “연수를 거절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한 것으로 아는데 갑자기 비보를 듣게 돼 안타까울 뿐이다”고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조 전 코치는 지난해를 끝으로 두산을 떠난 후에도 구단 임직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희망찬 2013년을 준비하고 있었다. 두산 고위 관계자는 “크리스마스이브와 새해 모두 연락이 와서 ‘올해 두산이 좋은 결과 내길 바란다’고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 전 코치와 가깝게 지낸 두산의 A코치도 “조 코치가 새해에 ‘좋은 일 있길 바란다’는 문자를 보내서 나 역시 ‘새로 하는 일 잘 되길 바란다’고 답변을 보냈다. (해설위원으로) 방송 일을 준비한 것으로 아는데 왜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씁쓸해 했다.
고인은 지도자로서도 열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코치는 “지난 2년간 선수들을 엄하게 가르쳤다. 조 코치가 ‘지금 입단하는 선수는 예전과 다르다. 1차지명 선수라도 프로에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데 요즘 선수들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아 혼낼 사람이 필요하다’며 악역을 자처했다. 좋은 코치였다”고 귀띔했다. 이뿐만 아니다. A코치는 “지난해 ‘운동을 좋아하는 아버지가 무릎이 안 좋으셔서 운동을 하지 못 한다’며 좋은 병원을 알아봐달라고 했던 효자였다”며 “절대 자살할 사람이 아니었는데 왜 이런 청천벽력 같은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서글퍼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