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준희 남매는 어떡하라고…

입력 2013-01-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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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2월5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최진실·조성민의 결혼식 장면. 당시 ‘세기의 커플’로 만인의 축복을 받았던 이들은 결국 비극의 커플이 되고 말았다. 스포츠동아DB

2000년 12월5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최진실·조성민의 결혼식 장면. 당시 ‘세기의 커플’로 만인의 축복을 받았던 이들은 결국 비극의 커플이 되고 말았다. 스포츠동아DB

故 최진실-조성민 비극의 가족사

2000년 톱스타 커플 탄생 세간의 주목
결혼 뒤 숱한 잡음 끝에 4년 만에 이혼

엄마 최진실-외삼촌 최진영 잇단 자살
아이들에 손 내밀던 아빠마저 하늘로


“하늘에서 행복하세요!”

세상에 남은 두 아이 환희(12)·준희(10)는 지난해 9월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의 ‘패밀리 합창단’을 통해 이미 하늘나라로 떠나간 엄마의 영원한 행복을 그렇게 빌었다. 아빠는 아이들의 모습을 TV로 지켜보며 아픈 마음을 달랬을 터이다. 하지만 그 아빠마저도 이젠 세상에 없다.

조성민이 6일 세상을 떴다. 2008년 전 아내 최진실을 떠나보내고 2010년엔 충격 속에 최진실의 동생 최진영의 빈소를 지켜야 했던 그였다. 세 사람은 한때 연기와 야구로 대중에게 위안과 희망을 안겨준 당대의 톱스타였다. 하지만 이들 가족이 감당해야 했던 기구한 운명의 비극은 대중에게 충격과 슬픔, 가없는 안타까움만을 남겼다.

1988년 한 CF를 통해 단역 모델로 데뷔한 최진실은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라는 카피로 유명한 광고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깜찍한 외모와 연기력,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딛고 일어선 성공 스토리가 어우러져 최진실은 국민적 인기를 모으며 신드롬을 불러오기도 했다. 가난 속에서 누나 최진실과 함께 수제비로 끼니를 때운 최진영도 1990년대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로 인기를 모으며 ‘스카이’라는 이름의 가수로서도 명성을 얻었다. 조성민 역시 일본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투수로서 크게 활약했다.

그런 톱스타의 결합은 최고의 화제였다. 1998년 한 토크쇼에서 처음 만난 최진실과 조성민은 2000년 12월5일 결혼하며 국민적 시선을 또 한 번 모았다. 하지만 이들의 행복은 오래 가지 못했다. 2002년 12월 파경을 선언한 두 사람은 별거에 들어갔고 2004년 9월 이혼하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폭행, 외도 등 숱한 잡음과 논란을 몰고 왔다.

이혼의 아픔은 끝내 치유되지 못했다. 이혼 뒤 최진실은 우울증에 시달리며 연기자로서도 자리를 잃었다. 조성민 역시 이런저런 사업을 펼쳤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최진영 역시 과거의 명성을 되찾지 못했다. 결국 최진실은 2008년 ‘자살’이라는 청천벽력의 충격을 안겨주며 세상과 이별했다. 2005년 KBS 2TV ‘장밋빛 인생’으로 재기에 성공하며 시청자의 새로운 사랑을 받았지만 우울증의 지독한 아픔은 끝내 그를 데려가고 말았다. 최진실이 남긴 두 아이를 제 자식처럼 돌보던 최진영은 숨진 누나를 처음 발견해 그 목에 감긴 줄을 풀며 슬픔을 삼켰다. 하지만 그마저도 누나를 잃은 아픔을 떨치지 못한 채 스스로 목숨을 거뒀다.

힘겨운 가난을 딛고 일어섰지만 결코 행복할 수 없었던 듯, 이들은 편안히 잠들지 못했다. 2009년 최진실의 납골묘가 파헤쳐진 채 유골함이 도난당하기도 했다. 또 조성민은 최진실의 사망 이후 두 아이의 양육권과 친권을 둘러싸고 유족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갈등은 봉합돼 두 아이는 최진실의 어머니 정옥숙 씨가 보살펴 왔다. 엄마와 외삼촌 그리고 두 남매를 모두 잃은 아이들과 어머니는 그 아픔을 서로 보듬어가며 살아왔다. 아이들의 아빠 조성민은 그런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며 다가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그 아빠도 세상을 떠났다. 세상에 남겨진 두 아이들은 또 다시 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충격 속에 커다란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할지 모른다.

관계자들은 “부모가 남기고 간 아픔과 슬픔 속에서 비극적 가족사를 안고 살아갈 아이들, 그리고 자식을 잃은 부모와 유족들이 하루라도 빨리 상처를 치유하기만을 바라는 건 무리일까”라며 슬픔에 빠졌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tadad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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