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식 투수경쟁 “탈락자는 짐 싸!”

입력 2013-0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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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응룡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지옥의 서바이벌 게임을 지휘한다. 특히 투수를 25명이나 데려가면서 현지에서 탈락자들은 곧바로 귀국 보따리를 싸게 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스포츠동아DB

투수가뭄 한화 ‘서바이벌’ 시작

전훈 투수 25명 참가 옥석가리기 계획
실력 안되면 아웃…주전 신인 예외없어
1월말 청백전 뒤엔 日팀과 경기 줄이어


한화 김응룡(72) 감독이 2013 스프링캠프에서 ‘죽음의 서바이벌 게임’을 지휘한다. 김 감독은 15일 일본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야수로 구성된 본진은 20일에 출발하지만 6일과 13일, 1·2차로 나눠 먼저 캠프를 차린 투수진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특히 이번 캠프에는 투수만 25명이 참가했다. 어느 팀보다 ‘옥석가리기’가 시급한 NC의 전훈 참가 투수(22명)보다 많은 숫자다. 물론 25명이 끝까지 전지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게 아니다. 1월말까지 코칭스태프에게 가능성을 보이지 못하면 곧바로 짐을 싸서 돌아와야 한다. 이는 주전이든, 신인이든 예외가 없다.


○캠프 합류? 1군 아니다

김 감독은 한화의 리빌딩 과제로 마운드 재건을 꼽았다. 충남 서산 2군 전용훈련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팀의 가장 큰 과제는 배터리(투수+포수)다. 일단 투수력이 강해야 팀이 산다”고 강조했다. 김성한 수석코치도 “우리 캠프에 투수만 25명”이라며 웃고는 “물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1군이 아니다. 실력이 뒷받침 안 된다면 가차 없이 한국으로 돌려보낼 예정”이라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실제 한화 투수들은 6일과 13일로 두 번에 걸쳐 따뜻한 오키나와로 출발했다. 대개 투수들은 연습경기가 시작되는 2월초나 선수 컨디션과 포지션에 따라 2월말 피칭을 시작하지만, 한화 투수들은 1월 중순임에도 사이드피칭을 시작했을 정도로 훈련 속도가 빠르다. 김 감독이 “새해 합동훈련 전까지 100개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들어오라”고 으름장을 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김 감독도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그렇게라도 말해야 긴장하고 운동을 한다. 덕분에 조금씩은 만들어온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1월말부터 연습경기 시작

김 감독이 일찌감치 투수들의 훈련강도를 높인 이유는 1월말부터 자체 청백전에 돌입하기 위해서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20일 본진이 건너가면 바로 라이브피칭을 하고, 훈련 한 텀이 돌면 곧바로 청백전을 열 생각이다. 이후 일본 팀들과 줄줄이 연습경기를 잡아 놨다”며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려면 투수들이 몸을 빨리 만들어야 했다. 게다가 감독님은 선수들을 파악하기 위해 던지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어 하셨다. 코칭스태프 모두 백지상태에서 선수들을 평가할 생각이다. 주전, 신인 상관없이 동일한 출발선상에서 섰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경고했다.

한화 관계자도 “감독님이 오키나와로 떠나기 전 이정훈 2군 감독님에게 ‘캠프지에서 탈락한 선수들 대신 이 감독이 추천하는 멤버를 추가 합류시킬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경쟁을 통해 팀을 재정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귀띔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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