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스타] 김유리 “독설녀? 못 된 여자? 저 털털한 여자예요”

입력 2013-02-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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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녀’요? 실제로는 털털해요!” 연기자 김유리는 SBS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에서 보여준 차가운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SBS ‘청담동 앨리스’ 김유리

차갑게 보이려고 머리카락 싹둑
억지스럽지 않은 매력만점 악역
명품 옷 맘껏 입어 촬영 즐거웠죠
배우로 창피하지않기 스스로 주문

반듯하게 빗어 넘긴 헤어스타일, 여기에 차가운 눈빛의 표정까지. 바늘에 찔려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게 생겼다는 말이 ‘딱’ 어울릴 만하다.

최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청담동 엘리스’에서 디자인팀장 신인화 역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끈 김유리는 요즘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참 독하고 차갑게 생겼다”고.

하지만 정작 그는 솔직하다 못해 수더분할 정도로 털털하다고 했다. 또 함께 호흡을 맞춘 문근영의 큰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흐르게 만든 ‘독설’도 할 줄 모른다고 했다. 이 모든 것이 극중 캐릭터와 일치해 생긴 기분 좋은 오해다.

“주위의 사람들도 ‘너 맞아?’ 할 정도로 강한 캐릭터였다. 알고 보는 사람들도 그 정도였는데, 모르고 본 이들은 ‘너 닮은 애가 드라마에 나온다’고 연락을 해오기도 했다. 색다르게 봐주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김유리는 신인화를 연기하기 위해 가장 먼저 머리카락부터 싹둑 잘랐다. 그동안 겁이 나서 자르지 못했던 것을 단박에 자를 용기가 생겼다.

“지금껏 이렇게 짧은 스타일을 해본 적이 없다. ‘한 번 잘라볼까?’ 하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지. 대본을 보고 조금 차갑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판단이었다. 이제는 ‘다시는 머리카락을 기르지 말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하하하!”

촬영 시작 전 제작진은 김유리에게 “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했다. 자칫하면 신인화의 모습이 과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어딘가에 그런 인물이 실제 살고 있다고 상상했다. 그래야 억지스럽지 않게 보일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신인화는 김유리에게 색다른 경험도 안겨주었다. 바로 해외 명품 옷을 마음껏 골라 입어볼 기회. 톱스타들만 가능하다는 해외 명품의 협찬이 끊이질 않았다.

그는 “가격을 모르고 입어도 브랜드만 봐도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좋은 옷들이었다. 패션 디자인팀장이라는 캐릭터를 잘 만나 호강 아닌 호강도 해봤다”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김유리는 이번 드라마를 포함해 연속 세 작품에서 악역을 맡았다. 그는 “절대 악역이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지만, 시청자가 볼 땐 ‘못된 여자’다.

“시청자는 주인공 입장에서 보니 그렇게 말하는 게 당연하다. 있는 그대로 사실을 전달해 말하면 ‘직설’ ‘독설’이라고 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연기를 잘했다는 칭찬이다. 사실 ‘컴맹’에 가까워서 실시간 반응이나 댓글, 이런 거를 잘 안 본다. 하하하!”

김유리는 이제 담을 쌓고 살았던 ‘디지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을 참이다. 이전과 달라진 반응과 팬들이 조금씩 자신의 얼굴을 알아봐주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소통이라는 걸 해보고 싶다. 그동안 너무 아날로그적으로 살았는데, 이제는 활발히 대화하고 이야기 나누고 싶다.”

김유리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던 중 우연찮은 기회에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이제는 “배우라는 사람이 창피하지 않을 정도”로 연기하고 싶다는 욕심까지 품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어찌 감히 내가 연기를?’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지금 이 길에 서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열정’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느끼고 있다. 말 그대로, 열정적으로 연기하고 싶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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