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찬(왼쪽)-송승준. 스포츠동아DB
팔꿈치 통증 이용찬, 사상 첫 재탈락 불명예
책임감 독려 예비 엔트리 28명 선발 역효과
훈련 중 부상자 발생 등 추가 교체 가능성도
3월에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대표팀 엔트리 교체가 이어지고 있다. 1회 대회 4강, 2회 대회 준우승을 일궜던 한국 대표팀에게는 뜻밖의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 셈. 한국야구위원회(WBC)는 1일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두산 이용찬 대신 롯데 송승준을 WBC 대표로 선발했다. 벌써 7번째 교체다.
○이용찬, ‘대체선수 발탁 후 재탈락’ 첫 사례
지난해 11월 30일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봉중근(LG)이 장원준(경찰)으로 대체됐다. 12월 21일 류현진(LA 다저스)·김광현(SK)·홍상삼(두산)이 각각 메이저리그 적응과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고 서재응(KIA), 차우찬(삼성), 이용찬(두산)이 투입됐다. 이후 추신수(신시내티), 김진우(KIA)가 다시 손아섭(롯데), 윤희상(SK)으로 바뀌었다. 특히 이용찬은 역대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사상 첫 ‘대체선수 발탁 후 재탈락’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
○잦은 엔트리 교체는 왜?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등을 포함해 역대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이번처럼 중도 탈락자가 많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WBC만 놓고 봐도 그렇다.
이는 우선적으로 과거와 다른 선수 선발 방식에서 기인한다. 2009년 2회 대회의 경우, KBO는 2008년 12월 1일 45명 예비 엔트리를 발표했다. 이후 차츰 숫자를 줄여나갔고, 이듬해 하와이 대표팀 전지훈련에서는 30명 넘게 선수들을 소집했다가 마지막 순간에 최종 28명을 추렸다.
그러나 당시 대표팀 감독이었던 김인식 기술위원장과 코치로 참가했던 류중일 현 대표팀 감독은 “명색이 대표팀 선수들인데, 최종 엔트리에 빠져 짐을 싸서 캠프로 돌려보내는 것이 쉽지 않더라. 가는 사람도, 남는 사람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팀 분위기를 봐서라도 정예 멤버를 꾸리는 게 낫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또한 ‘대표팀 선수들을 일찌감치 확정해 책임감을 갖고 몸을 만들게 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지난해 11월 12일 KBO가 최종엔트리처럼 여겨졌던 ‘예비엔트리 28명’을 발표한 이유도 그래서였다.
○향후 대표팀 엔트리 추가 교체 가능성도
하지만 단순히 선발 방식 차이 때문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이탈자 대부분은 투수다. 야수와 달리 투수는 부상에 민감하다. 돌발 부상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좀 더 정밀한 몸 상태 체크를 통해 엔트리 교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부상 가능성만을 이유로 대표팀에 발탁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표팀은 설 연휴가 끝나면 대만에서 합동훈련에 들어간다. 향후 훈련과 연습경기를 통해 부상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대표팀 엔트리 교체는 더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