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전원주(왼쪽)와 며느리 김해현 씨. 사진제공ㅣ채널A
■ 시월드vs며느리월드&TV프로
탕국 대신 내장탕…경상도식 차례상에 고생
전원주 “오후 되면 보따리 싸고 친정…섭섭”
둘째며느리 “아들 말고 저도 좀 챙겨주세요”
전원주는 둘째 며느리 김해현 씨와 보낸 첫 설의 기억을 떠올렸다. “아무 것도 몰라 내가 다 가르쳤다”며 특유의 호탕한 웃음 속에서 추억이 묻어난다.
“집집마다 풍습이 달라 시집와서 고생 많이 했지. 부침개도 다 부수고. 하하! 그러던 아이가 지금은 전문가 다 됐어.”
경상도식으로 차례상을 차리는 전원주 가족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소 내장. 탕국 대신 소 내장이 들어간 국과 양념한 북어를 차례상에 올린다. 전원주 고부는 “별미”라며 자랑했지만 소 내장은 그래도 두 사람을 여간 괴롭히는 게 아니다. ‘며느리’ 전원주도 소 내장을 손질하며 심한 고생을 했다. 김 씨도 “처음 다듬는데 징그러웠다”며 첫 설 명절의 추억을 꺼냈다.
그렇게 차례를 지내고 전원주 가족은 여느 가정처럼 어른에게 세배하고 서로 덕담을 나눈다. 온 가족이 모이는 기회가 흔치 않아 명절이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전원주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다섯 손주가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잘 한 일과 못한 일을 말하고 올해 목표도 공개한다”며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방법도 익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자랑했다.
그래도 고부지간의 서운함이 없을 리 없다. 전원주는 친정에 서둘러 가려는 며느리의 분주한 모습이, 김 씨는 아들과 손주만 챙기는 시어머니가 내심 서운하기만 하다. “명절 오후가 되면 며느리는 보따리를 싼다. 친정에 가려는 거지. 서두르는 모습을 보면 좀 서운하다. 더 오래 같이 있고 싶은데….”(전원주)
말은 이렇게 해도 전원주는 며느리의 두 손에 선물을 한 가득 챙겨 친정에 보내곤 한다.
며느리 김 씨는 시어머니를 향해 “어머님이 워낙 아들 걱정이 많으시다. 항상 밥 잘 챙겨주고, 애들 잘 보살피라고 하신다. 감사한 말씀이다. 그래도 시집와서 고생 많이 했으니 이젠 너를 위한 시간도 보내고 네 인생을 즐기라는 말씀도 좀 해주셨으면…. 하하!”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