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주현·오만석 “세상은 기브&테이크, 세뱃돈 아끼지 마세요”

입력 2013-0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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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사랑하세요”. 요즘 공연계 최고의 화제작인 뮤지컬 ‘레베카’에서 열연하고 있는 오만석과 옥주현이 스포츠동아 독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인터뷰에서 오만석은 미래의 영화감독, 옥주현은 해외진출이라는 새해 포부를 밝혔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뮤지컬 ‘티켓파워’ 1위 옥주현·오만석 설인사

옥주현


주변서 악역하고 싶은 거 어떻게 참았냐고 해
걸그룹 후배 길잡이 역할? 책임감 더 느끼죠
여러분, 세뱃돈 모아 꼭 ‘레베카’ 보러 오세요

오만석

대타전문 배우? 실은 연습 때 여자역도 하죠
연출가 오만석? 전체 그림 잡느라 흰 머리만
먼 미래 영화감독 꿈꿔…시놉시스만 만지작

“주현이 ‘주연’을 하니 객석이 ‘만석’.”

누군가의 말장난임에 분명하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옥주현과 오만석이 출연 중인 뮤지컬 ‘레베카’는 1월 12일 개막한 이래 줄곧 뮤지컬부문 티켓판매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레베카’가 공연하고 있는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의 1100여 객석은 저녁은 물론 낮 공연마저 관객들로 꽉꽉 들어차고 있다.

‘레 베카’에서 오만석은 부유한 영국의 상류층 신사 ‘막심 드 윈터’ 역을, 옥주현은 막심의 전 부인이면서 의문의 죽음을 맞은 ‘레베카’를 숭배하는 맨덜리 저택의 집사 ‘댄버스 부인’ 역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옥주현으로서는 데뷔 이래 처음으로 맡은 악역이다.

요즘 공연가에 ‘레베카’ 돌풍을 일으키며 관객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두 배우가 스포츠동아 독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기 위해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공연장에 나타났다.

초면인 오만석이 기자를 보자 대뜸 “공연 보셨죠? 그날 저 컨디션 안 좋았는데”라고 했다. “공연 본 걸 어떻게 알았느냐”고 놀라 물으니 “트위터에 올린 글을 봤죠”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시작부터 선공을 당한 기분. 그렇다면 기자도 역공이다.


- 며칠 전 오만석 배우 생일이지 않았나.

오만석(이하 오): “그걸 어떻게 알았나(기자도 트위터에서 봤다) 공연이 있는 날이어서 팬들께 선물을 많이 받았다.”

옥주현(이하 옥): “난 마음만 담아서 드렸다. 흐흐”


- 옥주현 배우는 처음으로 악역을 맡았는데 매우 잘 하고 있다는 평이 자자하다.

옥: “주변에서 ‘그 동안 악역하고 싶은 거 어떻게 참고 살았냐’고 한다. 악역이 무척 재미있다. 누구에게나 악하고 어두운 구석이 있지 않나. 그걸 끄집어 내 확대해서 보여주고 있다. 축소가 아니라 확대다.”


- ‘레베카’는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1940년 흑백영화로 잘 알려진 작품이다. 무려 73년 전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 요즘 관객의 마음을 격동시키는 비결은 무엇일까.

오: “원작의 힘이 크다. 찰진 구성에 음악을 잘 덧입혔다.”

옥: “영화보다 소설이 먼저 나왔다. 상상력을 넓히고 싶어서 개막 전까지 영화를 보지 않았다. 대신 책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읽었다. 지금도 공연 전에 줄 쳐 놓은 부분을 보고 또 본다. 스토리가 참 좋다.”


- 오만석 배우는 ‘대타전문’이라는 소문이 있던데.

오: “하하! 원래 이런 저런 걸 하는 걸 좋아한다. 실은 여자 역도 한다. 연습 때 ‘반 호퍼 부인’ 역의 배우가 못 나온 날이 있었는데 내가 대타로 나서 연습을 진행했다. 다들 한바탕 웃더라.”

옥: “오빠가 다른 사람 흉내를 굉장히 잘 낸다. 심지어 내가 빠졌을 때는 ‘댄버스 부인’도 했다.”

오: “‘톡식 히어로’라는 작품을 연출할 때는 멀티맨 역 배우가 부상으로 빠져 한 동안 멀티맨으로 출연한 적도 있었다.”


- 설이 다가오고 있다. 설에 대한 추억이 있을까.

오: “역시 세뱃돈이 기억에 남는다.”

옥: “어릴 때 가장 많이 세뱃돈을 받아본 게 20만원이었다. 친척이 워낙 많은 집안이다.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는데, 엄마가 ‘필요할 때 주마’하고 가져가고는 소식이 없었다.”


- 슬프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추억 같다. 지금은 경제권을 본인이 갖고 있나.

옥: “당연하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요즘 많은 걸그룹 멤버들이 뮤지컬 무대에 서고 있다. 그런데 한결같이 ‘옥주현이 나의 롤모델’이라고 입을 모은다. 누군가의 우상이 된다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옥: “기분이 좋으면서도 책임감을 더 느낀다. 후배들이 기특하다. 마음을 먹은 만큼 뮤지컬을 소중히 여기고 에너지를 쏟아줬으면 좋겠다. 나도 더욱 노력하겠다.”


- 뮤지컬을 하겠다는 후배들을 보면 감개무량할 것 같다.

옥: “내가 뮤지컬을 시작할 때만 해도 주변에서는 의아해 했다. 당시는 연예인이 뮤지컬을 한다는 것은 더 이상 대중적인 일이 없을 때라는 인식이 있었다. 배우로서는 처음이었지만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생리대 CF도 비슷한 인식이었다. 당시 걸그룹 멤버 중에서는 내가 처음으로 하지 않았을까. 일단 뚫어놓고 나니까 후배들이 하더라.”


- 옥주현 배우가 2005년 ‘아이다’로 데뷔할 때 오만석 배우는 절정에 오른 뮤지컬 스타였다. 걸그룹 멤버가 뮤지컬 주인공을 한다고 했을 때 솔직히 기분이 어땠나.

오: “괜찮았다. 심지어 나는 공연도 가서 봤다(옥: 와아! 세상에!). 정말 잘 봤다. 배우는 출신이 어디냐가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철저히 준비 하고 ‘나의 일’로서 대하느냐가 중요하다.”


- 오만석 배우는 연출가로서도 인정받고 있다. 배우만으로는 만족하지 못 하고 있는 건가.

오: “매력이 다르다. 배우는 작품 속에서 내 몫만 하면 되지만 연출은 작품의 전체 그림을 잡아야 하고, 하나씩 그림이 잡혀가는 걸 보는 게 재미있다. 스포츠카를 몰 때와 대형차를 몰 때의 차이라고나 할까. 다만 연출을 하니까 머리가 잘 빠지더라. 흰머리가 엄청나게 난다. (옥: 배우를 할 때는?) 다시 검은 머리가 난다. 신기하다. 흐흐”


- 두 사람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오: “먼 미래의 일이지만 감독으로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 게을러서 대본은 못 쓰고 간략한 시놉시스만 있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혼자 해볼 생각이다. 아니면 말고. 하하!”

옥: “해외활동이 많아질 것 같다. 가까이는 4월 1일에 일본에서 임태경, 김승대, 전동석 배우와 뮤지컬 콘서트를 한다. ‘지킬 앤 하이드’, ‘루돌프’의 작곡자인 프랭크 와일드혼이 나를 위해 곡을 써주겠다는 제의도 받았다.”


- 스포츠동아 독자께 설 인사를 부탁한다.

오: “세상은 ‘기브 앤 테이크’ 아니겠는가. 세뱃돈 아끼지 마시고 잘 나눠 쓰시고, 운수대통하시길 기원한다.”

옥: “세뱃돈 모아서 꼭 ‘레베카’ 보러 오셨으면 좋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오만석-옥주현(왼쪽부터).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오만석은?

1975년생/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졸업
1999년 연극 ‘파우스트’로 데뷔
2005년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톡식 히어로’ 등 연출
뮤지컬, 드라마, 영화를 넘나들며 배우이자 공연 연출가로서 활동 중


옥주현은?

1980년생/1998년 걸그룹 핑클 멤버로 데뷔
경희대학교 연극영화과 졸업
2005년 뮤지컬 ‘아이다’ 주연을 맡으며 뮤지컬 데뷔
2012년 제6회 더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
최근 신곡 ‘지혈’을 발표하며 5년 만에 가수활동 재개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
의상협찬|이인영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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