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메시로 통하는 볼배급 루트 완벽 차단

입력 2013-0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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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 사진출처|FC바르셀로나 공식 페이스북

■ AC밀란, 챔스리그 16강 1차전서 바르셀로나 2-0 격파…그들은 어떻게 메시를 막았나

1. 선수비 후역습…메시 활동반경 좁히기 주효
2. 패스 원천 봉쇄…메시 수비땐 3,4명 함께 포위
3. 문전침투 허용 단 9회…단독돌파 성공적 차단
4. 각국 상위팀 출전 챔스리그, 라리가와 수준 차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26)와 ‘무적의 팀’ FC바르셀로나(스페인)가 굴욕을 당했다. 바르셀로나는 21일(한국시간) AC밀란(이탈리아)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0-2로 완패했다. AC밀란은 후반 12분 케빈-프린스 보아텡과 후반 35분 설리 문타리가 연속 골을 터뜨렸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믿었던 메시가 유효 슛을 1개 밖에 못 때리며 부진했다. 바르셀로나는 다음 달 13일 홈에서 열리는 2차전을 앞두고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


○바르셀로나 봉쇄법 해부

바르셀로나가 챔스리그에서 덜미를 잡힌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바르셀로나는 2010년 인터밀란(이탈리아), 2012년 첼시(잉글랜드)와 준결승에서 만나 무릎을 꿇었다.

인터밀란과 첼시, AC밀란이 보여준 ‘바르셀로나 봉쇄법’은 간단하다.

‘선 수비, 후 역습’ 전술로 맞서되 무엇보다 메시를 막는데 주력했다. 맨투맨 수비는 안 된다. 개인기술이 워낙 좋은 메시를 일대일로 상대하면 승산이 없다. 중앙선 약간 아래쪽에서부터 메시가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게 해서 활동범위를 크게 줄이는 것이다. 또 메시에게 가는 패스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메시가 볼을 잡았을 경우에는 3∼4명이 순식간에 달라붙어 괴롭혀야 한다.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한 90분 볼 점유율을 살펴보면 인터밀란은 29%, 첼시는 28%, AC밀란은 34%였다. 바르셀로나는 점유율에서 크게 앞섰지만 웃지 못했다.

기록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패스성공률은 85%에 달했다. 그러나 AC밀란과 경기에서는 81%로 낮아졌다. 특히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짧은 패스 성공률이 평균 83%에서 79%로 뚝 떨어졌다.

또 하나 눈여겨 볼만한 지표는 단독돌파 횟수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무엇보다 문전 침투능력이 뛰어나다. 메시나 사비, 이니에스타의 돌파는 수비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AC밀란을 상대로는 바르셀로나의 이런 장점이 전혀 빛을 발하지 못했다. 바르셀로나의 상대진영 페널티에어리어 돌파 횟수는 평균 20회지만 AC밀란전에서는 9회에 불과했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문전침투를 AC밀란이 사전에 잘 막았다는 뜻이다.


○왜 챔스리그에서만 고전하나

‘바르셀로나 봉쇄법’은 만천하에 공개됐다. 그러나 모든 팀이 인터밀란이나 첼시, AC밀란처럼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바르셀로나 봉쇄법을 제대로 펼치려면 11명 전원의 체력, 조직력, 집중력, 수비전술 이행능력이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한다. 인터밀란과 첼시, AC밀란이 이런 팀들이다. 1명이라도 실수해 조그만 틈이 생기면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진다.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21승2무1패로 딱 한 번 졌다. 사실상 적수가 없다. 그렇다면 왜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만 종종 고전하는 것일까. 마찬가지 이유다. 챔피언스리그는 각 국 리그의 상위 팀들이 출전하는 반면 프리메라리가에는 바르셀로나 봉쇄법을 펼칠 정도 수준이 되는 팀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의 속성 차이도 있다. 정규리그에서는 바르셀로나에 한 번 져도 큰 타격이 없다. 이기면 대박이고 져도 본전이다. 전문가들은 정규리그에서 바르셀로나를 만났을 때는 오히려 공격적인 전술로 맞서야 한다고 분석한다. 중원에서 강한 압박으로 볼을 뺏은 뒤 번개 같은 역습으로 골을 노리는 것이다. 물론 성공확률이 높지는 않다. 그러나 장기레이스라 1패가 치명적이지는 않다.

반면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패배는 곧 아웃이다. 지면 바로 짐을 싸야 한다. 질 확률을 최대한 낮추려면 바르셀로나 봉쇄법 밖에 없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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