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히든카드 ‘3루수 이대호’ 내일 네덜란드와 첫판 ‘준비는 끝났다’

입력 2013-03-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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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WBC 류중일 대표팀 감독이 히든카드로 ‘3루수 이대호’를 준비하고 있다. 이대호가 28일 대만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대만 실업팀과의 연습경기에 앞서 밝은 표정으로 수비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타이중(대만)|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후반 추격 필요할 때 이대호 3루수로 이동
1루엔 이승엽·DH 김태균은 파괴력 극대화
대주자 대타로 내야수 부족때도 활용 가능

1960년대 홍콩에선 팔이 하나 밖에 없는 무사 ‘외팔이’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었다. 그 결말이 가장 강렬한데, 이렇다. 목숨을 건 대결에서 외팔이 무사는 하나뿐인 팔마저 잘린다. 상대가 한 팔마저 잃은 주인공을 비웃으며 목숨을 빼앗으려는 순간, 무사는 수년간 등 뒤에 숨겨놓았던 팔을 꺼낸다. 그리고 경악하는 상대를 찌른다. 오직 단 한번의 결정적 순간을 위해 간직한 비기였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정상에 도전하는 대한민국대표팀 류중일(삼성) 감독도 마지막 히든카드를 지니고 있었다. 외팔이 무사처럼 상대가 예측하기 힘든 묘수다. 처음부터 리드를 잡아 손쉽게 이긴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최악의 상황, 온 힘을 집중해야 할 위기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 준비한 마지막 한 수는 ‘3루수 이대호’다.

류 감독은 2월 12일 시작된 대만 전지훈련 동안 수차례 이승엽(삼성), 이대호(오릭스), 김태균(한화)의 1루수 3총사를 3루에 세워놓고 땅볼 타구 수비훈련을 직접 이끌었다. 이대호가 “(김)태균이는 신인 때 3루수로 신인왕을 받았다”고 외치자 “둘 중 하나를 3루수로 쓸까?”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포지션이 같은 3명의 강타자 중 1명을 3루에 세운다면 공격력에 ‘올인’한 가운데 타선의 파괴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류 감독은 “공격보다 수비가 중요하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셋 중 한명이 대타로 남아있는 것도 팀 전체에 큰 힘이 된다. 그러나 동시에 쓸 수 없는 점은 항상 아깝다”며 “이런 상황이 안 왔으면 좋겠지만 경기 후반 추격이 필요할 때, 공격을 집중해야 할 때 3루수 이대호, 1루수 이승엽, 지명타자 김태균을 동시에 기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또 “대주자, 대타로 내야수가 부족할 때도 3루수 이대호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진인사대천명. 이제 준비는 끝났다. 마침내 결전의 시간이 다가왔다. 다시 한번 WBC 신화에 도전하는 대표팀은 2일 오후 7시30분(한국시간)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네덜란드와 1라운드 첫 경기를 펼친다. 네덜란드는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1라운드 3전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류중일호’가 반드시 꺾어야 할 첫 상대다.

타이중(대만)|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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