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사진 속 김씨는 돼지 우리에 알몸으로 앉아 멍하니 카메라를 응시하고, 돼지들과 뒤엉켜 있기도 한다. 또한 냉동고에 들어가 실제 냉동육이 되는 아찔한 경험을 해본다.
김씨는 꽤 오랜 시간 돼지를 소재로 사진을 찍었다. 대학 때부터 시작해 벌써 7년째다. 암모니아 냄새가 진동하는 도살장을 뒹굴거나, 머리뼈를 발라내고 돼지머리를 뒤집어쓰는 일, 더 나아가 알몸으로 연기를 한다는 건 보통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다.
스스로의 몸을 보여주는 사진가로 신디 셔먼이 있다. 현재까지 가장 비싼 사진으로 거래된 바 있는 ‘무제 96’의 모델이자 작가다. 작품은 2011년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42억에 팔린 바가 있다. 왜 자신의 몸을 보여주려고 했는지 생각해보는 것은 사진 혹은 회화에서도 가장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접근이다. 금방 이해할 수 있으면 사진을 잘 찍을 것이고 이해는 하지만 동의할 수 없다면 그런 사진을 찍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진제공│사진공간 배다리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