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플러스] 괴물 류현진 직구 살아났네, 변화구 위력 살아있네

입력 2013-05-03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류현진. 스포츠동아DB

■ 야구인들이 본 ‘점점 강해지는 류현진의 비결’

150km 직구 구속·볼끝 회복…제구력 좋아
변화구 위력 배가…4번째 구종 커브도 통해
“준비된 투수, 비중높인 슬라이더 정말 대단
실투 줄이고 투구수 관리…삼진 집착 버려라”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강으로 꼽히는 콜로라도 타선을 상대로 6이닝 12탈삼진 2실점의 호투로 시즌 3승을 거뒀다. ‘한국산 괴물’이 메이저리그도 정복할 수 있음을 확인시키고 있다. 날이 갈수록 위협적인 모습을 과시하고 있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국내 야구인들의 시각을 모았다.


○더 강해지고 빨라진 직구

두산 홍성흔은 2일 “중계에서 확인할 수 있듯, 개막 때에 비해 확실히 직구의 볼끝이나 구속이 좋아졌다. 직구가 좋아지니, 변화구의 위력도 자연스럽게 좋아졌다”며 “현진이는 국내에서도 그랬지만, 빅리그에서도 상대팀이 분석을 하고 들어온다고 쉽게 공략할 수 없다. 타순이 한번 돌았다고, 타자들이 더 치기 쉬운 게 아니라 오히려 보면 볼수록 타자 입장에선 치기 힘든 볼을 던진다”고 말했다. 류현진을 지도했던 정민철 한화 2군 투수코치도 “구속이 증가하면 좋은 내용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역시 예상대로다”고 밝혔다. 투수의 기본은 직구이고, 제구력이 바탕이 된 시속 150km 빠른 볼을 뿌리면서 변화구의 위력도 배가되고 있다는 평이다.


○‘제4구종’ 커브 활용도의 증가

삼성 최형우는 “콜로라도전(1일)에서 보니 한국에서 뛸 때보다 커브가 좋아진 게 확실히 눈에 띄더라. 커브를 구사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각도나 스피드도 다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KIA 서재응은 “직구가 뒷받침된 상태에서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그리고 세 번째 변화구 커브까지 던지면 아무리 빅리거들이라고 해도 잘 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정민철 코치는 “서클체인지업에 가려 있어서 그렇지, 커브는 국내서도 종종 결정구로 쓰던 구종이었다. 현진이는 시속 110km 이하(100∼108km)의 느린 커브와, 승부구로 쓸 때 던지는 시속 115∼118km의 빠른 커브를 던진다. 이처럼 같은 구종, 다른 속도를 낼 수 있는 게 투수 류현진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커브보다 더 주목해야 할 ‘제3구종’ 슬라이더

정민철 코치는 “한국에선 서클체인지업 6, 커브 4 정도의 비율로 변화구를 던졌지만 슬라이더 구사 비율은 낮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큰 무대에서 자기가 원하는 변화구를 자신 있게 던지고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 이미 현진이는 4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는 준비된 투수였다”고 칭찬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도 “국내서 슬라이더는 거의 던지지 않았는데, 슬라이더를 활용하면서 다른 변화구의 위력도 훨씬 좋아졌다”고 진단했다.


○선동열 감독의 조언 “삼진,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현역 시절 ‘국보’란 애칭으로 불렸던 명투수 출신 선동열 KIA 감독은 “직구는 초반보다 확실히 좋아졌다. 이 정도 성적을 내주는 것만 해도 정말 대단하다”면서도 애정 어린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선 감독은 “사람이라 어쩔 수 없지만, 실투를 줄여야 한다. 그리고 투구수도 많다. 삼진 잡을 능력이 있다는 건 좋지만, 투구수 관리 차원에서 보면 삼진은 결코 좋은 게 아니다”며 삼진에 집착하기보다 효과적 투구로 맞혀 잡을 수 있는 제구력 위주의 피칭을 주문했다. 선 감독은 또 “커브는 릴리스 포인트가 높기 때문에 커브를 던진 뒤 곧바로 직구를 던질 경우 볼이 높게 갈 때가 많다. 현진이도 그런 모습을 보이던데, 이 때는 의식적으로 하반신에 신경을 써서 볼을 던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리|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