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 역전패 눈물 “좋은 경험이었다”

입력 2013-05-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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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나가 5일 경기도 안성 마에스트로 골프장에서 열린 KLPGA투어 KG이데일리여자오픈 4라운드 3번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장하나는 올해 우승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국내에서 열린 3개 대회 중 두 차례 2위를 기록하고 상금랭킹 4위에 오르는 등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 KG·이데일리오픈 2인자 스토리

10번홀 이글 잡으며 4타차 선두 질주
이후 보기 연발…이미림에 역전 허용

“친구 위로에 눈물…이제는 다 풀었다”
16일 우리투자증권오픈서 우승 재도전


“친구의 위로를 받으니 눈물을 참을 수 없었어요.”

5일 경기도 안성 마에스트로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G이데일리여자오픈. 그린에서는 챔피언 이미림(23·우리투자증권)의 세리머니가 펼쳐지고 있었다. 관심이 온통 우승자에게 쏠렸다. 우승을 놓친 장하나(21·KT)는 먼발치서 친구의 위로를 받으며 눈물을 쏟아냈다.

장하나는 6일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눈물을 흘렸던 상황을 설명했다.

“(고)민정이를 보는 순간 울컥했어요. 제가 우승하면 축하해주려고 18번홀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우승을 놓쳤죠. 그때 민정이가 다가와서 ‘수고했어. 네가 최고야’라고 말하며 저를 위로해줬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어요.”

장하나와 고민정(21·LIG)은 중학교 시절부터 우정을 나눠온 사이다. 고민정은 이날 일찍 경기를 끝냈지만 친구의 우승을 축하해주기 위해 대회장을 떠나지 않고 기다렸다. 그러나 친구가 역전을 허용하며 우승을 놓치자 축하대신 위로로 친구를 감쌌다.

장하나는 2013년 KLPGA 투어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 열린 3개의 대회에서 2위-7위-2위를 기록했다.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상금랭킹 4위(1억3214만원)에 올라있다.

이날 장하나는 눈물을 쏟을 만 했다. 우승컵을 거의 손에 넣었었다.

경기 초반 5명이 우승 경쟁을 펼치는 동안 장하나는 특유의 배짱 플레이로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에만 3타를 줄인 장하나는 단독 선두를 달렸다. 10번홀(파5)에서는 짜릿한 이글까지 잡아내 4타 차 선두가 됐다. 무난한 우승이 예상됐다. 그러다 11번홀(파3)에서 보기가 나왔다.

“캐디에게 ‘차라리 잘 됐다’라고 말했어요. 이글을 하고 난 뒤 기분이 좋은 상태였는데 그 때 보기가 나오면서 차분하게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러나 불길함은 자꾸만 커져갔다.

13번홀(파4)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휘어지며 해저드 구역으로 빠졌다. 또 다시 보기.

장하나는 “이때부터 판단력이 흐려졌어요. 그리고 맞이한 15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며 정신을 차릴 수 없었어요”라고 기억을 더듬었다.

1타 차 2위로 내려앉은 장하나는 마지막 18번홀에서 연장을 노렸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장하나는 이미림의 우승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시즌 두 번째 준우승이다. 이번에는 4타 차 선두를 지켜내지 못했으니 충격이 제법 컸을 듯 하다. 그러나 장하나는 꿋꿋했다.

“이제 다 풀었어요. 아쉬움이 남지만 많은 걸 배웠어요. 후회 없는 경기였고 이번 경기를 통해 다음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아요.”

당당함은 장하나의 가장 큰 장점이다. 자신감 넘치고 폭발력 있는 플레이는 갤러리를 흥분시킨다. 마음을 추스른 장하나는 16일부터 열리는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오픈에서 다시 한번 우승 사냥에 나선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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