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TALK!베이스볼] 오승환 “300홈런 송지만 칭찬은 영광”

입력 2013-05-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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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야구계의 최대 화제는 홈과 원정을 불문하고 최근 9연속경기 매진행진을 벌인 KIA의 티켓 파워였습니다. 하지만 KIA와 티켓 파워에서 쌍벽을 이룬다는 롯데는 올해 무척 고전하는 모습이네요. 5일 어린이날 사직 삼성전에도 만원관중 동원에 실패했죠. 썰렁해진 스탠드를 바라보며 롯데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그럼 한 주간 야구계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톡톡(Talk Talk) 베이스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오승환 “대선배께서 인정해주시다니”

○…넥센 송지만은 300홈런-1000타점-1000득점을 기록한 살아있는 전설입니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이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장종훈(한화 코치)과 양준혁(전 삼성)뿐이죠. 그런 대선수도 4월 14일 목동에서 삼성 오승환을 상대로 때린 홈런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모양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승환은 현재 한국프로야구에서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는 투수니까요. 오승환으로선 지난해 4월 24일 대구 롯데전에서 전준우에게 홈런을 허용한 이후 근 1년 만에 기록한 피홈런이었고요. “송지만이 오승환한테 홈런 쳤다고 되게 좋아하는 것 같더라”는 얘기를 전해들은 오승환은 5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300개의 홈런을 기록한 대선배님께서 나를 인정해주신다면, 나로서도 영광”이라며 웃었습니다. 마침 이날 사직구장에선 KBSN스포츠 이병훈 해설위원이 “한때 선동열 감독님의 공을 잘 쳤다”는 얘기를 화제로 올렸어요. 당시 선수생활을 한 야구인들에게는 선 감독에게 안타를 쳤다는 사실이 추억거리이자 자랑거리입니다. 세월이 지나면 오승환이 그런 존재가 될지 모릅니다. 오승환은 이런 얘길 덧붙였습니다. “앞으로 송지만 선배님 만나면 더 잘해야겠어요. 그래야 나중에 감독님이나 코치님 하실 때 제 얘기 더 하시지 않을까요?” 마치 류중일 감독이 종종 선동열 감독에게 만루홈런을 쳤던 기억을 떠올리는 것처럼 말이죠.

만원관중 앞에서 ‘몸 개그’ 펼친 홍재호

○…1일 2만7000석 스탠드가 가득 찼던 잠실 KIA-두산전 때 일입니다. 7회 유격수 땅볼을 때린 KIA 홍재호는 1루로 전력질주하다 베이스를 멀찌감치 남겨두고 ‘다리가 풀려’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사정 모르는 KIA 덕아웃에선 ‘8-1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웬 1루 슬라이딩이야’라고 의아해했지만, 홍재호는 그야말로 본의 아니게 ‘꽈당’하고 만 것이었죠. 재미난 것은 바로 곁에서 이를 지켜본 김평호 KIA 1루코치가 이닝이 끝난 뒤 덕아웃에서 ‘홍재호 변론’에 나섰다는 겁니다. 김 코치는 창피해하는 홍재호를 위해 “베이스 앞에 만원짜리 한 장이 떨어져있었는데, 그걸 본 홍재호가 일부러 넘어져 순식간에 바지춤에 만원을 챙겼다. 센스가 대단하다”고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김 코치의 ‘황당 변론’에 웃음으로 받아쳤는데, 모 코치는 “정말이냐, 진짜냐?”라고 재차 진지하게 물어보더랍니다. KIA 덕아웃에선 만원관중 앞에서 몸 개그를 펼친 홍재호 덕에 웃고, 모 코치 덕에 또 한번 웃음보가 터졌다는 후문입니다.

정근우의 ‘시구 중전안타’ 사건

○…4일 대전구장에선 경기 전 작은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KBS 황정민 아나운서가 시구자로 나섰는데, 타석에 서 있던 SK 1번타자 정근우가 그 시구를 타격해서 중전안타로 연결했거든요. 그래서 5일 경기 전 정근우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기발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요 근래 그렇게 딱 치기 좋은 공은 처음 봤다”는 겁니다. 정근우는 4일까지 타격감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칠 수 있는 공’에 목말라 있었는데, 시구자가 마운드에 서는 순간 “왠지 쳐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는 거죠. 정근우 덕분에 대전구장에는 폭소가 터졌고요. 한화 이종범 코치가 선수 시절 시구자 장나라의 타구를 세게 타격했다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적이 있었는데요. 정근우는 이를 의식했던지 시구를 가볍게 톡 쳐서 2루 옆으로 데굴데굴 굴러가는 타구를 만들어냈습니다. 어린이날인 5일 한화 어린이팬 이승희 군의 시구에는 헛스윙으로 ‘보답’했고요.

신정락과 신재웅에 얽힌 해프닝

○…어린이날이었던 5일 LG 신정락이 선발로테이션에서 어이없게 빠질 뻔했습니다. LG 김기태 감독은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던 중 신정락에 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에 김 감독은 “당분간 중간계투로 던지게 할 예정이다”고 말했습니다. 의외의 대답에 취재진은 놀란 반응이었죠. 신정락은 올 시즌 1승3패에 그치고 있지만, 4월 28일 잠실 롯데전에서 5이닝 무안타 무실점 호투로 데뷔 첫 승을 올리는 등 선발로테이션의 한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으니까요. ‘그럼 빈 자리는 누구로 대체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감독은 “우리는 선발 5명이 다 있는데, 대체 선수가 왜 필요한가?”라며 되물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김 감독이 신정락에 대한 질문을 신재웅으로 잘못 들으면서 생긴 해프닝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파악한 김 감독은 “나는 신재웅 이야기를 한 것이다. 신정락을 신재웅으로 잘못 들었다”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짓더군요. 그러면서 “내가 선수 이름 바로 잡지 않고 기자분들이 그대로 기자실로 돌아갔으면, ‘신정락 불펜으로 쓴다’고 기사가 나갔을 것 아닌가. 어쩔 수 없이 신정락을 불펜으로 쓰고 다시 선발 넣을 뻔했네”라며 농담으로 해프닝을 마무리했습니다. 곧바로 김 감독은 “신정락은 잘 던지고 있다. 계속 선발로 나갈 것이다”며 믿음을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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