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지긋지긋한 팀 8연패 끊고 빛나는 4승

입력 2013-05-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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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시절처럼 연패 스토퍼다. 류현진(LA 다저스)이 12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전에서 6.2이닝 1실점으로 역투하며 4승째를 따냈다. 다저스는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을 앞세워 8연패를 끊었다. 스포츠동아DB

4승의 의미

1. 한화때처럼 ML서도 연패 스토퍼
2. 팀내 다승1위 ‘선발 빅3’ 찬사
3. 데뷔후 8연속G 6이닝 이상 투구 역대 팀 3번째
4. 매팅리감독 “류현진 보는게 즐겁다”

류현진(26·LA다저스)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소년가장’이 되는 걸까.

류현진이 12일(한국시간)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와 말린스전에 선발등판해 6.2이닝 5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팀의 7-1 승리를 이끌면서 시즌 4승째를 올렸다. 이로써 팀 내 다승 단독 1위가 되며 실질적인 에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류현진의 승리가 어느 때보다 값진 이유는 다저스를 8연패의 늪에서 구했기 때문이다. 한국리그에서 7년을 뛰었다고 해도 미국무대에서는 루키. 다저스 팬들은 올 시즌 등장한 신인투수가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도 막지 못한 팀의 연패를 끊자 기립박수를 보냈다.


○한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소년가장

류현진은 한화 시절 연패 스토퍼였다. 타선이 침묵하고, 야수들의 실책이 나와도 마운드 위를 묵묵히 지켰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래서 ‘소년가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다저스에 진출한 뒤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다저스는 이번 시즌 엄청난 돈을 투자해 좋은 선수들을 끌어 모았지만 주축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5월 들어 상황은 악화됐다. 류현진이 1일 콜로다전에서 시즌 3승째를 거둔 이후 다저스는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8연패의 늪에 빠졌다.

류현진은 이날 연패를 끊어야하는 부감감 속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한화 시절처럼 흔들리지 않고 마침내 연패를 끊어냈다. 미국 언론들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류현진에게 “연패를 끊는 데 익숙하냐?”고 물었다. 류현진은 “몇 번 있었다”며 웃었다. 미국에서도 부담감을 이겨내고 연패를 끊은 신인투수의 정신력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104구에도 7회 등판 희생정신 여전

류현진의 투구가 더 빛났던 것은 팀을 위한 희생정신 때문이다. 그는 6회까지 104구를 던졌지만 7회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불펜진이 불안한 팀 사정을 고려해 1이닝을 더 소화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는 첫 타자 미겔 올리보에게 홈런을 맞으며 실점했지만 미국 진출 이후 최다투구수(114개)를 기록하며 6.2이닝을 소화했다. 류현진은 이로써 다저스 역사상 데뷔 후 8연속경기 6이닝 이상을 던진 역대 3번째 투수가 됐다. 클로드 오스틴(1965), 돈 서튼(1966) 등 다저스의 전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돈 매팅리 감독은 “스피드의 변화와 로케이션, 어느 하나 흠 잡을 곳이 없었다. 류현진이 던지는 모습을 보는 게 즐겁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ESPN도 “류현진은 커쇼의 빠른 볼도, 그레인키의 다양한 구종도 없지만 책략으로 상대타자들을 당황시킨다. 올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자격이 충분하다”고 극찬했다. 마이애미의 올리보 역시 “투수가 4가지 구종을 던지면 타자들은 어떤 공을 던질지 몰라 고민을 하게 된다. 어떤 상황, 어떤 카운트에서든 자신의 구종을 던질 줄 안다. 그것이 류현진이 잘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상대도 인정하게 만드는 ‘괴물’ 류현진의 힘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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