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바둑, 한-중 양강균형 깰까?

입력 2013-05-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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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국가대표팀 창설…‘바둑 삼국시대’ 관심

한·중 타도!

일본바둑계가 한국과 중국에 내어준 현대바둑 종가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난 10여년 이상 한국과 중국에 밀려 세계대회에서 참담한 성적을 거둬 온 일본바둑이 국가대표팀을 창설했다.

상할 대로 상한 자존심은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게 만들었다. 프로기사들이 소속된 공인단체가 하나뿐(한국기원)인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일본기원과 관서기원으로 나누어져 있다. 규모는 일본기원이 월등하게 크지만 관서기원도 종종 스타기사를 배출하며 일본기원을 자극해 왔다. 두 기원의 대립 뒤에는 지역감정의 영향도 없지 않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최근 “일본기원과 관서기원이 세계바둑대회에 참가할 국가대표팀을 창설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바둑팬들의 관심을 고조시키기 위해 팀 애칭을 공모한 결과 ‘GO, 고 재팬’이 낙점됐다. ‘고’는 바둑을 의미하는 일본어인 ‘고’(碁)이다.

한국, 중국과 달리 일본은 프로기사 랭킹제도가 없다. 따라서 대표선수 선발은 상금순위와 결승전 성적을 반영했다. 여자 프로기사를 포함해 총 30명이 일본 바둑대표팀에 선발됐다

초대 감독은 일본기원 야마시로 히로시(54·프로9단) 부이사장이 맡았다. 지금까지 프로기사들은 자비로 세계대회에 출전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항공료 등 경비 일부를 기업, 팬 등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충당할 계획이다

일본바둑사상 초유의 국가대표팀이 한중 양대 산맥으로 굳어진 세계바둑계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세계 바둑팬들은 1990년대 한중일 ‘바둑삼국시대’의 황금기가 재현될 수 있을지에 큰 관심과 기대를 보이고 있다.

양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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