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메모리가 스마트하게 진화했다. 이너스텍 ‘짝’ 리뷰

입력 2013-05-28 17: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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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꿀꺽’ 해버린 멀티미디어 기기가 상당히 많다. MP3플레이어나 PMP, 디지털카메라 같은 기기가 대표적이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음악이나, 영화, 사진 등의 멀티미디어를 얼마든지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스마트폰에 영화나 음악, 사진 파일을 수십GB씩 넣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스마트폰이 그야말로 ‘멀티미디어 허브’가 된 셈이다.

하지만 단순히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사용자도 많다. 특히 스마트폰은 근본적으로 휴대용기기이기 때문에 화면크기도 작고 음량도 변변찮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혼자서 놀기엔 괜찮을지 몰라도 친구나 가족끼리 모여서 함께 즐기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의미다.

다행히도 요즘은 멀티미디어 파일 재생 기능을 가진 기기가 제법 많다. 특히 요즘 나오는 스마트TV나 프로젝터, 카오디오, 미니콤포넌트 등은 USB 포트를 갖추고 있는 것이 많아 파일이 담긴 USB 메모리를 꽂으면 곧장 재생이 가능하다. 다만, 만약 이런 파일들을 USB 메모리에 넣는 과정이 문제다. 스마트폰에 담긴 파일을 USB 메모리에 넣으려면 PC를 거쳐야 하는데, PC가 없거나 PC가 있더라도 스마트폰 연결 케이블이 없다면 파일을 옮길 수가 없다.


그렇다면 PC나 케이블을 거칠 필요 없이 스마트폰에서 곧장 USB 메모리로 파일을 보내는 방법은 없을까? 이너스텍의 ‘짝(JJak)’은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 제품이다. 제조사에서 '멀티쉐어 USB 컨텐츠 공유기'라는 다소 복잡한 이름으로 이 제품을 규정하고 있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언제라도 와이파이를 통해 스마트폰과 파일을 실시간 공유할 수 있는 USB 메모리의 일종이다. 파일을 복사하는 과정조차도 번거롭게 느끼는 현대인들, 그들에게 높은 편의성을 제공하는 짝에 대해 살펴보자.


외견은 일반적인 USB 메모리와 다를 바 없어

짝의 외견은 여느 흔한 USB 메모리와 다를 것이 없다. 길이도 손가락 두 마디만하다. 제품 컬러는 IT동아에 도착한 ‘애플그린’ 외에 ‘핫핑크’, ‘민트블루’, ‘다크그레이’등 4가지 모델이 준비되어있다고 한다.


참고로 ‘짝(JJak)’이라는 이름은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영화나 음악을 즐기자는 의미, 그리고 스마트폰의 ‘단짝’같은 존재라는 의미로 붙인 것이라 한다. 그런데 IT동아에 제공된 제품은 JJak에서 J가 하나 빠진 ‘Jak’이라는 제품명이 붙어있다. 이너스텍에 문의해보니 Jak은 수출용의 이름이며, JJak은 국내 판매용이라고 한다. 제품의 기능이나 성능은 동일하다고 하니 크게 신경 쓰지 말자.


USB 메모리 지원 기기라면 무엇이라도 OK

짝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iOS나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혹은 태블릿PC), 그리고 USB 저장장치에 담긴 음악이나 영화, 사진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기기가 필요하다. PC는 물론, 스마트TV나 IPTV 셋톱박스, 프로젝터, 카오디오, 미니콤포넌트 등, USB 메모리를 지원하는 기기라면 무엇이라도 짝과 호환된다. 기기에서는 짝을 일반적인 8GB의 USB 메모리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짝의 사용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우선 이용하고자 하는 기기의 USB 포트에 짝을 꽂은 후 스마트폰에 짝 전용 앱을 설치하면 1차적인 준비가 끝난 것이다. 전용 앱은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에서 ‘JJak’으로 검색하면 나온다. IT동아 리뷰에서는 팬택의 안드로이드폰인 베가R3를 사용했다.


짝은 접속된 기기의 USB 포트에서 전원을 공급받으므로 별도의 전원을 연결할 필요는 없다. 기기에 꽂힌 짝은 마치 무선 공유기처럼 와이파이 신호를 출력하는데, 이를 스마트폰에서 검색해 접속할 수 있다. 와이파이 초기 비밀번호는 12345678이며, 이는 나중에 앱을 통해 변경이 가능하다.


스마트폰과의 파일 공유에 걸리는 시간은 1초 남짓

짝과 스마트폰이 서로 와이파이 연결이 되었으면 다음은 스마트폰에 설치된 짝 앱을 실행하자. 그러면 스마트폰 내에 저장된 음악이나 사진, 혹은 동영상의 목록을 선택하는 메뉴가 나온다. 여기서 원하는 목록을 선택하면 곧장 짝으로 공유가 되면서 짝이 꽂힌 기기에서 바로 해당 파일을 재생할 수 있게 된다. 혹시나 목록을 전송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까 봐 걱정했지만, 총 5~6GB에 달하는 동영상도 불과 1초 남짓에 공유가 되는 것을 확인했다.


만약 이 조차도 복잡하다고 생각된다면 짝 전용 앱에서 제공하는 마법사 기능을 사용해보자. 와이파이를 미리 잡아놓지 않은 상태라도 앱을 실행하면 와이파이 검색메뉴로 이동해서 신호를 잡도록 유도한다. 와이파이 신호가 정상적으로 잡힌 것이 확인되면 곧장 파일 공유 메뉴로 이동하므로 사용이 간편하다.


스마트TV, 셋톱박스, 카오디오 등에서 활용성 높아

이렇게 공유가 완료되면 짝이 꽂힌 기기는 음악이나 동영상, 사진이 담긴 일반 USB 메모리로 짝을 인식한다. 당연히 곧장 파일 재생도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스마트TV인 UN46C7000, 다음의 스마트TV 셋톱박스인 다음TV플러스, 그리고 에이서 아스파이어 S7 노트북, 현대 싼타페 카오디오 등에서 정상적으로 파일을 인식, 재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무선 신호의 범위는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사양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베가R3로 테스트해보니 중간에 벽이 없다면 20미터 정도의 제법 먼 거리에서도 끊김 없이 동영상을 재생하는 것은 확인했다.


음악이나 사진, HD급의 동영상 등은 느려짐 없이 곧장 재생이 가능했으며, 1,920 x 1,080 해상도의 풀HD급 화질의 동영상은 처음에 재생할 때와 구간을 이동할 때 3~4초 정도 버퍼링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감상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PC에서 사용할 경우, 공유된 파일을 PC 내부로 복사할 수 있으므로 스마트폰의 파일을 PC로 전송하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


전체 용량 8GB, 파일당 용량 4GB의 아쉬움

다만, 짝을 사용할 때 약간 염두해 두어야 할 점도 있다. 짝은 어디까지나 파일 자체를 공유하는 장치이기 때문에 해당 멀티미디어 기기가 지원하지 않는 파일까지 재생하도록 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다음의 스마트TV 셋톱박스인 다음TV플러스는 MP3 파일은 지원하지만 WMA나 OGG 파일은 지원하지 않는다. 당연히 짝을 쓰더라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일반적인 USB 메모리와 달리 기기에서 뽑으면 데이터가 지워진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짝이 공유할 수 있는 총 용량은 8GB(정확히는 7.5GB 남짓)다. 따라서 공유할 수 있는 파일들의 총 용량은 이를 넘을 수 없다. 그리고 PC에 짝을 꽂고 확인해보니 짝은 FAT32 방식으로 포맷된 USB 메모리로 기기에서 인식된다. 때문에 개당 용량이 4GB를 넘는 파일도 공유할 수 없다. 요즘 나오는 풀HD급 동영상 중에는 파일당 용량이 4GB를 넘는 것이 제법 많다.

만약 NTFS나 exFAT 방식의 포맷을 지원했다면 개당 4GB를 넘는 파일도 공유할 수 있었을 텐데 다소 아쉽다. 다만, 이해는 된다. 시중에서 사용하는 카오디오나 스마트TV 중에는 FAT나 FAT32 방식으로 포맷된 저장장치만 인식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짝이 FAT32만 지원하는 것은 호환성을 위한 부득이한 선택인 것 같다.


좋은 아이디어를 어떻게 알리느냐가 관건

이너스텍의 짝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춘 신통한 제품이다. USB 메모리를 사용하는 멀티미디어 기기의 활용성과 편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으며, 사용법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딱히 가리는 스마트폰이나 멀티미디어 기기도 없는 높은 호환성도 장점이다.


가격은 4만원 정도인데, 제품의 기능과 성능을 생각해보면 납득할만한 수준이다. 다만, ‘멀티쉐어 USB 컨텐츠 공유기’라는 생소한 문구로 짝을 홍보하고 있는 제조사의 전략은 수정해야 할 것 같다. 차라리 ‘와이파이 USB’, ‘스마트 USB 메모리’ 등의 직관적인 문구가 더 낫지 않을까?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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