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이숭용 “각성제 복용”…말폭탄 야구계

입력 2013-05-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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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보다 그라운드 밖의 말과 글로 프로야구계가 온통 시끄럽다. 이숭용 XTM 해설위원(아래쪽 사진)은 인터넷 방송에서 각성제 복용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LG 임찬규가 26일 잠실 SK전 직후 인터뷰 중인 KBSN스포츠 정인영 아나운서에게 물벼락을 뒤집어쓰게 만든 사건은 제3자의 정제되지 못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글로 인해 더 큰 파장을 낳았다. 스포츠동아DB

‘임찬규 물폭탄 사건’ 갈등 수습국면 중
“못배운 야구인, 女아나운서 만만하지?”
방송사 기자 SNS 남긴 글 논란 재점화

“선수시절 각성제 복용” 난데없는 파문
이 해설위원, 뒤늦은 해명…뒷맛 씁쓸


프로야구계가 글과 말 때문에 시끄럽다. ‘물벼락 세리머니’가 야구선수의 인성 논란으로 번져버렸고, 은퇴한 레전드 출신 해설위원은 방송에서 ‘선수 시절 각성제를 복용했다’는 말을 꺼내 파문을 일으켰다. 두 사건 모두 출구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이미 일파만파 번진 뒤라 야구계에 적잖은 생채기를 남기고 말았다. 터지지 않을 수도 있었던 일들이 잇달아 벌어졌기에 뒷맛이 더 씁쓸하다.


○난데없는 이숭용 설화 사건

현대 주장 출신으로 현재 XTM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숭용은 27일 인터넷 야구 토크쇼에서 현역 시절 각성제 성분이 함유된 약물을 복용했다고 밝혀 파장을 몰고 왔다. 일이 커지자 이 위원은 28일 “외국인선수가 그런 약을 복용한 것을 방송의 재미를 위해 내가 사용한 것처럼 과장되게 말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경솔했다. 말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고 사과했다. 다만 이 위원은 “선수생활을 지금까지 성실하게 해왔다”며 약물 복용 의혹을 부인했다. 복용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외국인선수가 복용했던 것도) 약물이 아니라 지금으로 치면 ‘고농축 카페인 에너지음료’ 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야구계가 요즘 시끄러운데 (설화에 휘말려) 미안하다”고 밝혔다.


○엉뚱하게 불똥 튄 물벼락 세리머니

LG 임찬규가 26일 잠실 SK전 직후 수훈선수를 인터뷰하던 KBSN스포츠 정인영 아나운서에게 물벼락을 뒤집어쓰게 만든 사건은 LG 구단과 임찬규의 사과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27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이용해 이 방송사 PD가 야구선수의 인성을 거론하고, 제작편성팀장이 LG 선수 인터뷰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큰 논란을 낳았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KBSN스포츠와의 인터뷰 거부로 맞불을 놓으면서 사태는 악화됐다. 결국 이 방송사가 선수협에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양측의 갈등은 수습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 방송사 기자가 SNS에 ‘야구인들 I goed 같은 영어실력은 못 배워서 그렇다 치고 MLB나 일본야구에 무지한 건 무관심이라 하고, 비야구인들이 놀랄 정도로 야구 자체를 모르는 것은 그냥 넘어가지만 기본 개념은 찾아라. 여자 아나운서가 만만하지? 검찰 취재 중 그랬으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글을 올린 것이 또 다른 분쟁의 도화선이 됐다. 이에 선수협은 28일 “야구선수들을 못 배우고, 형편없는 사람들로 모욕한 이 기자에 대해 소속 방송사에 공식적인 징계와 앞으로 야구계에서 퇴출시킬 것을 요청한다. 또한 선수협은 모든 선수들이 이 기자의 취재에 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임찬규와 LG 구단이 정 아나운서에게 정중히 사과했고, 그 사과가 받아들여지면 조기에 매듭지어질 수 있었던 사안이 제3자들의 잇단 SNS상 개입으로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확대돼 야구계를 어수선하게 만든 상황이다. 심지어 롯데 외국인선수였던 사도스키까지 트위터에 “LG는 KBSN이 아니라 정 아나운서에게 사과해라. 야구단이 없으면 KBSN 야구 관련 직원들도 존재하지 못할 것을 기억하라”고 일갈하기에 이르렀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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