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음 많던 열두살 연아, 빙판 카리스마에 깜짝”

입력 2013-05-2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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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당시 美 피겨 유망주 목예빈
“트리플 러츠-트리플 플립 완벽 소화”

김연아(앞줄 왼쪽)가 2002년 4월 슬로베니아에서 개최된 트리글라브 트로피 대회가 끝난 뒤 열린 대회 행사에서 당시 미국 대표로 나선 목예빈(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오른쪽은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에번 라이서첵(미국). 목예빈 씨 제공

“참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어요.”

‘피겨 여왕’ 김연아(23)는 한국 피겨 선수로는 처음으로 2002년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열두 살이었던 김연아는 2002년 4월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트리글라브 트로피 노비스 부문(13세 이하)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대회에서 김연아 외에 한국계로 메달을 딴 또 한 명의 선수가 있었다. 미국 대표로 나선 목예빈(29·사진)은 주니어 부문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일곱 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그는 김연아가 세계 피겨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전 미국에서 활동하며 1998년 미국피겨선수권 주니어 부문 여자 싱글 5위, 2000년 주니어 그랑프리 3위에 오르는 등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2001년 김연아의 전 코치였던 피터 오피가드에게 2년간 지도를 받기도 했다. 부상 등으로 2008년 은퇴 뒤 아이스쇼에서 뛰고 있는 그는 30일부터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열리는 매직온 아이스쇼에 참석하기 위해 19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23일 만난 그는 2002년 만났던 열두 살의 김연아에 대해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당시 김연아는 수줍음이 많고 말이 없는 소녀였다. 먼저 다가가 말을 걸어야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연아가 빙판 밖에서는 영락없는 열두 살 소녀였지만 빙판 위에서만큼은 카리스마가 넘쳤다고 회상했다. 그는 “김연아의 재능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대회 이틀 전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플립 점프를 완성했다고 했는데 실전에서 완벽하게 그 점프들을 소화했다. 주위 선수들도 다 신기해했다”고 말했다.

현재 최고의 선수로 올라선 김연아에 대해 그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김연아가 자랑스럽다”며 꼭 한 번 다시 만나길 기대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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