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룻밤의 활약이 그를 보는 세상의 시선을 바꿔놓았다. LG 문선재는 2일 광주 KIA전에서 팔방미인 활약으로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사진은 문선재가 지난달 28일 잠실 한화전 4회말 적시타를 날리는 모습.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blue.com @bluemarine007
■ 문천재가 된 LG 내야수 문선재
아버지는 고향 팀 KIA 프런트
작은아버지는 KBO 심판위원
어릴적 꿈 키운 광주서 스타덤
올 시즌 첫 풀타임 1군 희망가
LG 내야수 문선재(23)는 ‘벼락 스타’가 됐다. 그는 2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전에서 9회말 포수로 깜짝 변신한 데다, 연장 10회에는 결승타까지 때려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2위에까지 올랐다. ‘문천재’라는 새로운 수식어도 얻었다.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다’는 말을 실감했다.
문선재가 고향 광주에서 제대로 사고(?)를 친 것이다. 광주 동성고 출신인 그는 어린시절부터 광주구장을 자주 찾았다. 아버지가 KIA의 전신 해태 프런트로 일한 덕분이다. 그의 아버지 문성록 씨는 현재도 KIA 프런트에서 일하고 있다. 작은아버지는 현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 문승훈 씨. 야구인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문선재가 유년시절 해태 유니폼을 입고, 당시 ‘선수’ 양준혁과 함께 찍은 사진은 3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문선재는 광주구장에서 해태의 경기를 자주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어엿한 프로선수로 성장해 광주구장을 다시 찾은 문선재는 이번 KIA와의 3연전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11타수 5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2일 경기에선 4타수 3안타에 결승타점까지 올리며 원맨쇼를 펼쳤다. 처음으로 포수 마스크까지 쓰고 팀 승리를 지켜낸 덕분에 이름 석자를 널리 알릴 수 있었다.
광주에서 3일 늦은 새벽 서울로 온 문선재는 오후 늦게 일어나 자신이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잠시 꺼두었던 휴대전화의 전원을 켜자 난리가 났다. 지인들로부터 다양한 메시지가 쏟아졌다. 그뿐 아니라 다양한 소식들을 전해왔다. 직접 확인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자칫 너무 들뜨면 지금까지 잘 이어왔던 페이스가 흐트러질까봐 걱정돼 최대한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애썼다.
문선재는 3일 “어려서부터 자주 갔던 광주구장에서 경기를 펼치니 편한 점도 있었지만, 아는 분들이 워낙 많아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다. 다행스럽게도 좋은 결과를 얻고 서울로 올라와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고향에서 받은 좋은 기운을 앞으로도 쭉 이어갔으면 좋겠다”며 해맑게 웃었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 고작 7경기 출전이 전부였던 문선재는 1군에 남아 기회가 올 때마다 출전하는 것을 이번 시즌 목표로 정했다. 그러나 이미 32경기에 나서서 시즌 타율 0.315를 기록하는 등 명실상부한 1군 멤버가 됐다. 그는 “이제부터는 기회가 올 때마다 팀에 더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돼야 할 것 같다. 첫 풀타임 도전이기 때문에 체력관리 등에 신경 써서 LG가 가을야구를 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