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플러스] 어깨 힘 뺀 김광현 “이젠 컨트롤 투수”

입력 2013-06-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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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과 함께 특급 좌완투수로 군림했던 SK 김광현의 미래는 어떤모습일까. 김광현이 5일마산 NC전에 선발 등판해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창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좌완특급’ SK 김광현의 미래는?


어깨부상 그리고 재활…시즌 1승 3패 부진
강속구투수 한계 극복 위해 피칭 스타일 전환
성준 투수코치 “김광현은 스스로 진화중”

류현진(26·LA 다저스)과 김광현(25·SK)은 한때 ‘대한민국 에이스’의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좌완투수들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김광현이 마운드에 오를 때도 있었다. SK가 연고지 출신인 류현진을 1차 지명하지 않은 이유는 수술전력과 함께 1년 뒤면 같은 좌완 파이어볼러 김광현을 뽑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3년 초여름. 인천과 LA의 거리만큼이나 두 투수의 현주소에는 큰 차이가 생겼다.

올 시즌 다저스의 주축 투수로 메이저리그를 주름잡고 있는 류현진과 달리 김광현은 5월까지 고작 1승(3패)에 4점대의 방어율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0년 17승7패, 방어율 2.37을 끝으로 부상과 부진 속에 지난 두 시즌 동안 모두 10승 달성에 실패했던 김광현은 이제 평범한 투수가 된 것일까. 김광현의 재기를 돕고 있는 성준 SK 투수코치는 5일 마산 NC전에 앞서 의미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김광현이 진화를 시작했다.” 김광현은 5일 마산 NC전에서 5이닝 7안타 4볼넷 2실점, 1-2로 뒤진 상태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 송진우와 손민한도 ‘한때’ 강속구 투수였다!

성준 코치는 “아직 올 시즌 성적이 좋지 않지만, 김광현은 이제 막 진화를 시작하고 있다. 지금까지 김광현은 무조건 힘으로 승부하는 투수였다. 그러나 이제 아니다. 조금씩 경기운용의 묘를 살리고, 컨트롤을 정교하게 가다듬는 쪽으로 방향전환을 시작했다”며 “사실 강속구 투수는 자기 스타일을 바꾸기 쉽지 않다. 빠른 공에 대한 미련 때문이다. 그러나 힘에만 의존해선 오래 갈 수 없다”고 말했다.

2010년까지 김광현은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도 리그를 평정한 투수였다. 그러나 부상이 이어졌고, 이러저런 시련을 겪었다. 성 코치는 “송진우 한화 코치도 강속구 투수였지만, 계속해서 변화구를 추가하면서 200승까지 올렸다. 손민한(NC)도 마찬가지다. 구속보다는 종속을 살리고 제구를 가다듬었다. 나 역시 정면승부를 펼치다 나중에는 인터벌까지 속였다”고 설명했다.


● 바꿔야 부상을 피할 수 있다!

김광현은 지난해 어깨부상을 당하고 수술을 권유 받았지만 재활을 택했다. 성준 코치는 “지금 어깨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계속 힘으로 던지면 그만큼 더 힘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투수의 어깨와 팔꿈치는 던질수록 소모되는 것이냐, 아니냐’에는 아직 많은 논란이 따르고 있다. 그러나 수술을 권유받을 정도의 통증이 있었다면, 세심하게 관리하면서 힘을 아끼고 던지는 것이 유리하다. 전력을 다한 투구를 줄이면서도 효율적 경기운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성 코치는 “이제 스스로 변화, 진화를 시작했다. 앞으로 관리를 잘한다면 10년 이상 어깨에 칼을 대지 않고 충분히 던질 수 있다”며 김광현의 새로운 출발을 기대했다.

창원|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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