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인사이드] 신시내티 원투펀치는 추신수-보토 콤비…왜?

입력 2013-06-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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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레즈 추신수. 동아닷컴DB

■ 출루율의 모든 것

4할대 출루율 타자, 투수들에게 가장 위협적
추신수-보토 89득점 합작 팀 득점 32% 차지
2004년 본즈, 사상 초유 출루율 0.609 기록

다저스 출루율 저조…4할대 타자 1명도 없어
팀 득점 27위…류현진 분투에도 PO 불투명


2001년 김병현이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던 애리조나는 뉴욕 양키스를 4승3패로 누르고 창단 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으로 이어지는 막강 원투펀치는 정규시즌에서 무려 43승을 합작했고, 나란히 2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다. 월드시리즈에서도 존슨은 3승을 따내고, 실링도 1승을 보태면서 최우수선수(MVP)를 공동 수상했다. 류현진(26)이 뛰고 있는 LA 다저스는 올 시즌 전 우승을 노릴 만한 전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로 이어지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원투펀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이처럼 야구에선 뛰어난 기량을 지닌 선발투수 2명을 원투펀치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타자들 중에서 최고의 원투펀치로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 최근 ESPN 데이비드 쇼엔필드 칼럼리스트는 메이저리그(ML) 타자들 중 디트로이트 미겔 카브레라와 프린스 필더를 최고의 타격 콤보로 꼽았다. 2년 연속 타격 3관왕을 향해 순항 중인 우타자 카브레라와 파워히터이면서도 4할 가까운 출루율을 기록 중인 좌타자 필더가 다른 팀 투수들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라는 얘기다.

2위로는 신시내티 추신수-조이 보토 콤비가 선정됐다. 6일(한국시간)까지 ML 전체 출루율 부문에서 보토가 0.444로 2위, 추신수가 0.431로 4위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둘은 89득점을 합작해 팀 전체 득점(279)의 31.9%나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보토는 타율 0.323으로 내셔널리그 9위를 달리고 있다. 이밖에 3위는 샌프란시스코 버스터 포지-파블로 산도발, 4위는 토론토 호세 바티스타-에드윈 엔카르나시온, 5위는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우트-앨버트 푸홀스가 지목됐다.


● 출루율의 전설을 쓴 사나이들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투수는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방어율이 낮은 선수일 것이다. 반면 타자는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출루율이 높은 선수를 마다할 감독은 아무도 없다. 출루율이 메이저리그의 공식 기록이 된 것은 1984년부터다. 출루율은 (안타+볼넷+사구)÷(타수+볼넷+사구+희생플라이)로 계산한다.

보통 추신수와 같은 1번타자들의 출루율이 스윙이 큰 홈런타자들보다 높게 마련이다. 출루율은 0.340 정도면 평균 수준이다. 지금까지 3000타석 이상을 기록한 타자들 중 통산 출루율 1위는 0.482의 테드 윌리엄스. 반면 1900년대 초반 신시내티와 브루클린 다저스에서 뛴 빌 버겐은 0.194로 최악의 출루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흔치 않은 사례지만 타석수가 많지 않으면 출루율이 타율보다 낮을 때도 있다. 볼넷이나 사구는 거의 없으면서 희생플라이를 많이 치는 경우다. 6타수 2안타에 희생플라이 1개를 치면 타율은 0.333이지만 출루율은 0.286에 그치게 된다. 실제로 1963년 샌프란시스코의 어니 보먼은 타율(0.184)이 출루율(0.181)보다 낮았다.

역대 출루율 톱10을 보면 테드 윌리엄스 외에도 베이브 루스(0.474), 루 게릭(0.447), 배리 본즈(0.444), 로저스 혼스비(0.438), 타이 콥(0.433), 지미 폭스(0.428) 등 최고의 타자들이 포진됐다. 단일 시즌 최고 출루율은 본즈의 차지다. 2004년 무려 0.609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그도 그럴 것이 본즈는 그해 타율 0.362로 생애 2번째 타격왕을 차지했고, 무려 232개의 볼넷을 기록했다. 그 중 고의4구는 120개나 된다. 18년 빅리그 경력에서 본즈가 출루율 1위에 오른 것은 10번이나 된다.


● 현역 선수들의 올 시즌 출루율은?

지난해 ML에서 출루율 4할을 넘긴 선수는 4명뿐이다. 조 마우어(미네소타)가 0.416으로 1위에 올랐고, 필더(0.412)와 포지(0.408), 앤드루 매커친(피츠버그`0.400)이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약 3분의 1 정도 스케줄을 소화한 올 시즌에는 출루율 0.400 이상을 기록 중인 선수가 10명으로 늘었다. 카브레라(0.446)와 보토가 선두를 다투고 있는 가운데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0.436), 추신수 등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 가지 놀라운 점은 일본인 스즈키 이치로(양키스)의 부진이다. 통산 출루율이 0.364인 이치로는 올 시즌 0.303으로 ML 전체 126위에 그치고 있다. 타율이 0.262로 낮은 데다 볼넷이 10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3홈런을 때리고 있지만 타율이 0.162인 ‘공갈포’ 애덤 던(시카고 화이트삭스)은 출루율 0.261로 159위다. BJ 업튼(애틀랜타)은 0.246(162위)으로 헤매고 있어 0.365로 39위 올라있는 동생 저스틴 업튼(애틀랜타)과 대조적이다.

류현진의 소속팀 다저스 타자들 중 가장 높은 출루율을 기록 중인 선수는 아드리안 곤살레스로 21위(0.385)다. 칼 크로퍼드(0.358·45위), 안드레 이디어(0.322·98위)가 팀 내 상위권이다. 돈 매팅리 감독과 마크 맥과이어 타격코치의 속을 태울 수밖에 없다. 커쇼, 그레인키, 류현진의 막강 선발 3총사가 위력을 보인다 해도 58경기에서 고작 206점으로 팀 득점 부문 27위에 그치고 있는 다저스의 공격력으로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바라보기 힘들다. 그나마 맷 켐프와 크로퍼드의 공백을 ‘쿠바산 괴물’ 야시엘 푸이그가 타율 0.417(12타수 5안타), 2홈런, 5타점으로 메우며 침체된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이 일말의 위안거리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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