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군단’ 구세주 백인식의 호투 비결은?

입력 2013-06-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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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백인식. 스포츠동아DB

SK 백인식은 데뷔 후 첫 선발 등판이었던 5월 16일 광주 KIA전에서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당시 볼넷이 5개로 많았지만 1안타(1홈런) 2실점하며 모두의 예상을 깨고 승리투수가 됐다. KIA 윤석민을 상대로 거둔 선발승이라는 점은 그를 더 돋보이게 했다.

두 번째 선발 등판은 22일 문학 NC전이었다. 많은 기대 속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4안타(1홈런) 1볼넷 3실점하며 1.2이닝 만에 강판됐다. 이후 그는 더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중간계투로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채 16일을 버텨야 했다.

그리고 7일 문학 한화전. 주중 마산 NC전에서 1승2패하며 ‘아기공룡군단’에게 또 한 번 발목을 잡힌 SK 이만수 감독은 백인식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어렵사리 세 번째 기회를 얻은 백인식은 7.2이닝 6안타 5삼진 2실점하며 사령탑의 믿음에 보답했다. 그야말로 역투였다. 투구수 111개 중 스트라이크가 73개일 정도로 공격적 피칭이 인상적이었다.

타자들도 화끈한 방망이로 백인식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상대 선발 김혁민을 상대로 1~ 2회에만 4홈런을 터트리는 등 14안타(4홈런)를 몰아치며 12점을 뽑아줬다. SK는 12-3으로 대승하며 2연패에서 벗어났다.

조조 레이예스, 김광현 등 선발투수들이 부진한 SK로서는 백인식의 호투가 ‘가뭄의 단비’와 같다. 팀 순위가 곤두박질 친 상황에서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백인식을 선발로 내세우는 것은 도박에 가까웠지만 성공했다.

백인식의 가장 큰 장점은 ‘칠 테면 쳐봐라’라며 씩씩하게 공을 던지는 배짱이다. 구단 관계자는 “구속도 140km대 후반의 공을 던지고, 아주 공격적으로 투구하는 스타일이다. 제구가 빼어난 편은 아니지만 1군 타자들을 상대로 자기 공을 뿌린다”고 귀띔했다. 준비성도 철저하다. 백인식은 NC전 실패를 마음에 담아두고 16일간 차근차근 다음 등판을 준비했다. ‘다시는 선발로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속에서도 자신의 문제점이 뭔지 고민하며 기량을 갈고 닦았다.

준비한 자에게 기회가 찾아온다고 했다. 팀은 2연패 중이었고 자칫 연패모드에 빠질 수도 있는 위기였지만 백인식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폐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던졌다. 솔직히 연패 걱정도 있었고,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도 문학구장만 오면 직구가 안 좋은 징크스가 있었는데 모두 떨쳐버려 다행”이라며 “사실 1회에 NC전처럼 힘으로 윽박지르려다가 결과가 안 좋아서 맞혀 잡는데 집중했더니 제구가 잘 됐다. 또 2군에서 호흡을 많이 맞춰본 박경완 선배님의 리드대로 던졌더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5선발이 되면 좋지만 지금은 그저 1군에서 최대한 많이 던져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아까 7회 투아웃을 잡고 난 뒤 경험이 있었다면 침착하게 타자를 상대했을 텐데 볼넷을 줬다. 오늘 그 부분이 아쉬웠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올해는 안 아프고 경험을 쌓는 것만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문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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