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B1A4, 아이돌 성장의 좋은 예…‘기대주’ 넘어 ‘대세’로!

입력 2013-06-12 09:1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렇게 절묘하게 결성된 그룹이 또 있을까.

작곡·프로듀싱을 총괄하는 리더 진영, 가사 쓰고 연기하는 신우, 얼굴 담당 ‘모태 솔로’ 공찬, 뮤지컬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보컬 산들, 작사 랩은 물론 예능까지 맡고 있는 바로.

멤버 한명 한명이 신의 한수인 5인조 남자 아이돌 그룹 비원에이포(B1A4)다.

“벼락스타를 꿈꾸진 않아요. 서두르지 않고 꾸준히 올라가고 싶어요. 우리의 자리에서 주어진 것에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의 색과 매력을 알아주실 거라 믿기 때문이죠. 팬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변함없이 함께 할게요.” (모두)

비원에이포가 팬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잘생긴 외모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이들은 연습생 때부터 수년간 다져온 실력에 꾸밈없는 모습과 5人5色 매력, 탄탄한 팀워크로 최근 ‘대세’ 아이돌 그룹으로 급부상 중이다.

비원에이포는 아이돌 그룹의 전성기인 2011년 4월 데뷔 앨범 ‘렛츠 플라이’(Let’s Fly)로 가요계에 문을 두드렸다.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데뷔 1년 만에 팬클럽 회원 수가 7만 명을 넘어섰고, 최근 맞은 데뷔 2주년 때는 15만 명에 육박하는 팬클럽 회원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비원에이포는 2012년 제1회 가온차트 K-POP 어워드 그룹부문 남자 올해의 신인상과 2012년 제21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신인상, 일본 타워레코드 선정 ‘올해의 루키 대상’ 등을 차지하며 자신들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비원에이포의 이유 있는 돌풍에는 ‘수다’도 한몫했다. “수다를 즐긴다”는 멤버들은 곡을 만드는 것은 물론 팀의 대소사를 대화를 통해 결정한다.

“다들 대화하는 걸 좋아해요. 특히 곡을 만들 땐 주고받는 이야기들이 많아지죠. 팬들도 우리를 볼 때 후광이 비치는 ‘스타’가 아닌 그냥 흔한 ‘동네 오빠’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웃음) 그래서 그만큼 친밀도가 높죠.” (바로, 신우)

비원에이포가 다른 아이돌과 비교해 돋보이는 점은 자체적으로 음악을 만들고 가사를 입히며 디렉팅과 프로듀싱까지 자급자족한다는 사실이다. 비원에이포는 첫 번째 미니앨범에 실린 ‘블링 걸’(Bling Girl)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곡을 집적 작사 작곡하고 있다. 진영은 저작권협회에 자신의 이름으로 된 노래가 13곡이나 된다.


그런 비원에이포는 지난달 네 번째 미니앨범 ‘이게 무슨 일이야’를 발표하고 동명 타이틀곡 ‘이게 무슨 일이야’로 다시 한 번 인기몰이에 나섰다.

‘이게 무슨 일이야’는 팝과 록, 일렉트로닉이 섞인 장르로 멜로디에 힙합 비트와 현악기가 더해져 풍부한 사운드를 내는 곡으로 진영이 작사 작곡했다.

“새 앨범은 기존 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동안 보여 드리지 않았던 시도가 담겨 있는 앨범입니다. 타이틀곡인 ‘이게 무슨 일이야’는 바람을 피운 여자 친구를 둔 남자의 멘붕(멘탈 붕괴의 준말) 상태를 비원에이포만의 유쾌함으로 풀어낸 곡이에요. 많이 사랑해 주세요.”(산들)

멤버들은 스스로 곡을 만들고 디렉팅을 보면서 팀에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고 입을 모았다. 이후 비원에이포라는 팀의 색도 더욱 도드라졌다.

“멤버들이 대부분 긍정적이고 정(情)이 많아요. 함께 고민하며 곡을 만들면서 이러한 팀의 성격이 노래에도 자연스레 스며들었죠. ‘이게 무슨 일이야’는 일반으로 화를 낼만한 상황이지만, 무작정 화만 내기보다는 상황을 재미있게 풀어내고자 하는 노력이 담겨 있어요.” (공찬)

“곡을 만들며 이러한 상황에 ‘멤버들은 어떻게 행동할까’란 생각을 해봤어요. 당황해서 어찌할 바 모르는 멤버들의 모습이 떠오르더라고요. 이러한 긍정적인 면은 ‘베이비 아임 쏘리’에서도 엿볼 수 있죠. 당장은 슬프지만 언젠간 돌아올 거라 믿는 무한 긍정의 메시지가 녹아 있어요.” (진영)

멤버들은 이러한 과정이 “서로의 생각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평범하지 않은 노래가 만들어져 좋다”며 “무대에서 더 뛰어놀고 마음이 가득한 시기에 자작곡들로 그 욕망을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진영은 디렉팅을 집짓기와 비교했다. 그는 “집을 지을 때 인테리어부터 벽돌 등의 재료 하나하나 섬세하게 결정하는 것처럼 곡을 만들면서도 섬세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집을 지은 사람이 집에 대해 잘 알듯 노래를 만든 사람이 곡을 살리는 법을 안다. 각자 노래를 자신의 집이라고 생각하고 디렉팅을 보면서 모두가 발전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산들과 신우 역시 “무한 반복해 곡을 듣고 연구하면서 각자 곡을 살리는 법을 고민하고 곡에 대한 센스를 키워나가는 것이 결국 팀을 살리는 길”이라며 “노래도 연기와 마찬가지로 흐름이 끊이지 않고 몰입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바로는 곡의 완성도를 위해 곡에 삽입되는 ‘야’라는 한 마디를 위해 수백 번도 넘게 ‘야’라고 외쳤던 일화를 공개하며 “곡이 나오면 함께 소파에 누워 눈을 감고 들으며 곡을 연구한다”고 말했다.

비원에이포에게는 멤버 개개인의 작은 노력이 팀으로 뭉쳐지며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멤버들 간의 끊임없는 대화와 교류로 시간 지날수록 ‘따로 또 같이’ 어우러지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이러한 멤버들의 노력은 결국 결실을 맺었다. 비원에이포는 지난 5월 18일 MBC ‘쇼! 음악중심’에서 이효리를 제치고 데뷔 후 처음으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온라인 음원차트도 마찬가지다. ‘이게 무슨 일이야’는 발매 직후 음원차트를 석권함은 물론 여전히 지금까지도 대부분 차트에서 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정작 멤버들은 가장 기쁜 순간으로 음악 프로그램 1위가 아닌 팬과의 만남을 꼽았다.

신우는 “최근 아픈 친구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재단을 통해 우리의 팬이라고 밝힌 한 남자아이를 만났다”며 최근 겪은 일을 소개했다. 그 남학생은 희귀병을 앓고 있는 환자로 병과 싸우며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비원에이포의 음악을 듣고 힘을 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바로는 “그 친구를 만나러 가기 전에 그 친구가 우리를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 들었다. 우리의 존재만으로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만나러 가는 길이 매우 설렜다”고 말했다. 공찬과 산들은 “그 친구가 우리가 자신에겐 ‘신과 같은 존재’라고 하더라. 우리가 뭐라고…. 미안하면서도 행복했다. 함께 밥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운이 좋게 그런 일을 겪을 때마다 정말 감사하고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큰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비원에이포는 그 친구와의 만남 이후 의리를 다지는 의미로 새 앨범의 첫 번째 음악 방송에서 그 친구에게 선물 받은 팔찌를 차고 무대에 올랐다. 말을 하지 못했지만, 아픈 친구에게 힘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공찬은 “음악이 좋아 가수가 됐고 음악 활동을 하면서 봉사활동처럼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일들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었다. 그러던 중 좋은 기회 얻어 정말 기뻤다”고 강조했다.

“데뷔 3년 차 가수가 됐어요. 이제야 마음에 여유도 생기도 무대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됐죠. 지금까지 이름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젠 좀 더 책임감 있게 활동하며 팬께 보답하고 싶어요. 다른 건 몰라도 한 가지는 확실해요. 우리 음악을 들어주는 팬분들이 없다면 지금의 우리도 없죠. 감사합니다. 꼭 보답할게요.” (모두)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WM엔터테인먼트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