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플러스] ‘시력 0.3’ 김태균이 출루율 1위…왜?

입력 2013-06-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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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타자 중 통산 출루율 1위를 기록 중인 한화 김태균은 좋은 선구안의 비결로 하체를 꼽았다. 사진은 김태균이 하체를 고정시켜놓고 치는 노스텝(스트라이드) 타격을 하고 있는 모습. 스포츠동아DB

현역타자 중 통산 출루율 1위를 기록 중인 한화 김태균은 좋은 선구안의 비결로 하체를 꼽았다. 사진은 김태균이 하체를 고정시켜놓고 치는 노스텝(스트라이드) 타격을 하고 있는 모습. 스포츠동아DB

■ 김태균-양준혁이 말하는 ‘선구안’이란?


김태균, 올 시즌 52경기서 볼넷만 44개
나쁜 볼에 방망이 멈추게 하는 건 하체

양준혁 위원 “보이면 휘두르는 게 본능”
시력·하체 둘다 선수 노력 여하에 달려


타자는 공을 정확하고 강하게 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공을 정확히 골라내야 한다. 투수의 투구를 순간적으로 보고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별해내는 능력을 ‘선구안’이라고 한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선구안을 지닌 타자로는 고(故) 장효조를 첫 손가락에 꼽을 수 있다. 그 뒤를 양준혁 SBS 해설위원(사진)이 이었고, 그 바통을 이어받을 현역 타자로는 한화 김태균이 꼽힌다. 양 위원과 김태균은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통산 타율과 통산 출루율을 기록했거나 기록 중이다. 비결은 역시 나쁜 볼을 골라낼 줄 아는 ‘눈’에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빼어난 선구안은 ‘시각’보다 ‘하체’에서 나온다고 입을 모은다.


● 시력보다 중요한 것은 하체 안정

김태균은 12일까지 출루율 0.468을 기록 중이다. 52경기에서 무려 44개의 4구를 골라냈다. 상대 투수들이 그와는 정면승부를 피하는 이유도 있지만, 원래 나쁜 볼에 방망이를 잘 내지 않는 스타일이다. 공의 궤적이나 구종 등을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선구안의 비결로 눈이 아닌 하체를 꼽았다. 그는 “시력이 0.3이어서 렌즈를 끼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눈이 좋아서 공을 잘 고르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내가 생각하기에 선구안이 좋기 위해선 하체가 안정돼야 한다. 그래야 (스트라이크)존에서 변하는 공에 대처할 수 있다. 직구인 줄 알고 방망이를 냈는데, 떨어지면 멈춰야 하지 않나. 하체가 안정되면 타격시 상체 흔들림도 적다”고 설명했다.

양준혁 해설위원도 “눈은 공격적이다. 보이면 휘두르는 게 본능이기 때문에, 눈으로만 공을 쫓아가다보면 나쁜 볼에 방망이가 나가게 마련이다”며 “타격을 할 때 좌타자라면 축이 되는 왼다리에 중심이 남아있으면 변화구에 따라 나가더라도 멈출 수 있다. 선구안이란 어떤 구종인지 눈으로 구별하는 게 아니라 공을 칠 것인지, 아닌지를 잘 골라내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 선구안을 기르기 위한 비결은?

물론 눈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투수가 던진 시속 150km의 빠른 공은 약 0.3초 만에 홈플레이트를 통과한다. 타자는 0.1초간 투수의 손에서 나오는 공을 보고, 0.1초간 구종과 공의 궤적을 판단하고, 0.1초간 타격을 한다. 잘못 보면, 잘못 판단할 수밖에 없고 올바른 타격을 할 수 없다. 양준혁 해설위원은 “솔직히 동체시력과 같은 부분은 조금 타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했지만, “프로라면 최상의 몸 상태로 경기에 임해야 하는 게 의무 아닌가. 나 역시 좋은 시력을 유지하는 것이 야구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기차를 타고 이동할 때도 가까운 것을 보기보다 멀리 넓게 보려고 했다. 하체훈련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즉, 역대 고타율과 고출루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뛰어난 선구안의 비결은 ‘끊임없는 노력’이라는 의미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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