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릭스 호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특히 최근 프로야구 현장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당분간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는 팀은 쉽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타자가 사라진 것은 그동안 ‘투수 부족’, ‘투수보다 리그에 더 적응하기 어려운 타자’ 등이 이유로 꼽혀왔다.
그러나 투수들도 그동안 수 없이 한국리그에서 실패를 맛 봤다. 올 시즌에도 두산 올슨, 한화 이브랜드, LG 주키치 등 많은 외국인 투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제 몫을 못하고 있다.
다른 팀 스카우트들이 “절대 한국에 올 레벨이 아니다”고 경악했던 ‘특급 용병’ SK 레이예스도 4점대 방어율(5승6패·방어률 4.08)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선발로 10승을 올리는 외국인 투수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이라 오히려 30홈런·100타점 용병 타자에 대한 모험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그 어떤 팀도 선뜻 나서지 않는 게 현실이다.
● 교타자 용병을 원하는 팀은 없다.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3명의 외국인 선수와 함께 시즌을 치르고 있는 NC 김경문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최근 흐름에서 외국인 타자 실종 이유를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김 감독은 21일 목동 넥센전에 앞서 “외국인 타자로 교타자를 원하는 팀은 없다. 국내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홈런 타자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한 방이 있는 외국인 타자들 대부분은 큰 약점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처음 도입 됐을 때 각 팀은 투수보다는 홈런 타자에 더 관심이 높았다. 1998년 첫 해 외국인 타자가 8명으로 투수 4명보다 두 배나 많았다. 2000년에는 교체 외국인 선수를 모두 포함해 타자가 23명, 투수가 5명이었다. 삼성과 SK에서 뛰었던 브리또처럼 빼어난 수비에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한 타자도 있었지만 대부분 팀들은 호세, 우즈(두산) 같은 홈런 타자를 원했다.
● 치명적 약점, 느린 발!
그러나 한국을 찾은 대형 거포들은 대부분 발이 느리고 수비가 약하다는 치명적 약점이 있었다. 김 감독은 “데이비스(전 한화·7시즌 통산 167홈런 108도루)같은 선수가 있다면 모를까, 대부분 발이 느리고 수비가 약하다. 경기 후반에 한방을 쳐줄 수도 있기 때문에 7회까지는 대주자로 바꾸기도 어렵다”며 “국내 타자들 중에도 팀 마다 중심에 발이 느린 선수가 있기 때문에 그런 거포 외국인 타자를 함께 기용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최근 야구는 기동력, 즉 한 베이스 더 가는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중요시한다. 김 감독은 “30개 이상 홈런을 쳐 준다면 상쇄하는 부분이 있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팀에 굉장히 큰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그러나 투수는 장기 레이스에서 이닝을 소화해주는 역할이라도 해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기동력이 중시되는 리그 상황에서 적응실패 확률까지 높은 외국인 거포들이 설 자리는 점점 더 좁아질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목동|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