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베일 벗는 모토X, 본격 ‘구글로라’의 시작인가

입력 2013-07-18 19: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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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5월 16일, 구글의 신제품과 신기술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Goole I/O 2013)'를 열었다. 당시 구글은 음악 서비스 ‘구글 플레이 뮤직 올 액세스’와 모바일용 웹 브라우저 ‘크롬’의 업그레이드, 구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행아웃’, 구글 음성 검색 서비스 등을 발표했다.

구글이 발표한 여러 사항 중 국내에서 크게 관심을 보인 내용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4가 구글의 순정 안드로이드(4.2) 버전을 탑재해 등장했다는 점이다. 새로운 레퍼런스(표준)폰이 아니냐는 언급도 나왔을 정도. 이후에 레퍼런스폰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 사건은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장면이었다. 당초 구글의 차기 레퍼런스폰은 모토로라가 준비하고 있던 ‘모토로라X폰’이 될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국내외 유명 IT 매체를 통해 모토로라X폰 유출 사진 등이 퍼지면서 점차 사실로 공식화되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최근 ‘모토X’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출처는 명확하지 않지만, 구글이 다음달 모토X를 출시할 것이라며, 애플의 시리처럼 음성 명령 인식을 담았다는 내용이다. 기본사양도 꽤 자세하게 전해진다. 1.7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2GB 메모리(RAM), 710p 해상도의 4.6 또는 5인치 크기 디스플레이, 1,000만 화소 카메라 등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음성명령 기능을 강조한 만큼 센서를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제품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토X, 모토로라의 편애는 없을 것이라는 구글

지난 2011년, 구글은 모토로라를 인수했다. 구글은 모토로라 인수 이유를 ‘특허’ 때문이라고 했다. 애플-삼성전자 간에 벌어진 특허 분쟁처럼 향후 공격당할 수 있는 특허 문제를 미리 대비한다는 목적이다. 하지만, 업계 및 언론은 다른 관점에서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를 ‘무서워’했다. 사악해지지 않는다는 구글이 안드로이드라는 공개형 모바일 운영체제를 모토로라에 우선적으로 집중하지 않을까라는 우려였다.

구글이 스마트폰이라는 하드웨어와 안드로이드라는 소프트웨어, 이 두 가지를 최적화한 제품을 내놓는다면? 당시 구글은 기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의 우려를 달랬다. 구글 래리 페이지 CEO는 “모토로라 인수는 구글의 특허 체제를 강화하는데 도움될 것이다. 안드로이드를 MS나 애플, 그리고 다른 업체와의 경쟁에서 더 잘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라고 말하며, 인수 초점을 특허 확보에 맞췄다(모토로라가 보유하고 있던 관련 특허는 약 2만 2,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시장 진출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또한, 구글은 애초에 모토로라를 별도의 사업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글 앤디 루빈 부사장은 “모토로라는 초기 안드로이드 라이선스 업체 중 하나다. 인수 완료 후에도 지금 상황과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이번 인수는 자사의 모바일 생태계 보호와 확대를 위한 것일 뿐”이라며, “구글의 레퍼런스폰인 ‘넥서스’ 전략도 지금과 같이 유지할 것이다. 각 제품이 나올 때마다 여러 제조사의 경쟁을 유도할 것이다. 모토로라도 이 과정에 참여하는 제조사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특혜는 없다. 하지만… ‘최적화’는 있다

구글이 모로토라 인수 후 보인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취에 ‘이건 특혜잖아!’라고 할만한 것은 없었다(그 이후 선보인 스마트폰 자체가 없기도 했지만). 모토X는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를 인수하고 내놓는 첫 제품이다. 어찌 보면 구글이 내놓는 ‘첫 제품’이라는 것 때문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듯하다. 소문에 들리는 기본사양도 그리 높지 않다. 차기 레퍼런스폰 즉, 넥서스5로 선정될 가능성도 별로 없어 보인다(어디까지나 예상이다). 그럼 모토X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최적화'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기획하고, 개발했으며, 현재 운영하고 있는 모바일 운영체제다. 또한, 전세계 스마트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한가지 약점이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구글 혼자 만들 수 없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꼭 필요하다. 구글은 운영체제만 제공하고, 스마트폰 제조사는 이를 담아 만든다. 아무리 잘 만든다 해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두 업체의 생각이 담겨 있는 셈이다.


모토X가 정말 다음달에 출시할지 정확하지 않지만, 모토X를 통해 향후 ‘구글로라(구글+모토로라)’가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아마 여기에는 구글의 철학, 구글의 생각이 담겨있지 것이다. 사용자 경험을 강조하는 애플만큼 구글도 사용자 경험을 강조한다.

사실 지금까지 구글의 레퍼런스폰은 사용자 경험보다 하드웨어 즉, 기본사양을 우선시했다. 현존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 '가장 성능 좋은 스마트폰'을 레퍼런스폰으로 선정했다. 순정 안드로이드가 어필하는 바도 컸지만, 그것에 이끌려서 넥서스폰을 구매한 이가 얼마나 있을까(안드로이드 개발자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성능 좋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싸게 구매할 수 있던 점이 가장 큰 구매 요인이었을게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언급할 때 늘상 등장하는 아이폰과 다른 점이다. 애플은 iOS라는 운영체제와 아이폰이라는 하드웨어를 모두 제조한다. 이에 사람들은 아이폰의 가장 큰 장점을 최적화라고 꼽는다. 애플의 철학, 애플의 생각 등을 담은 것이 아이폰이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애플이 아이폰에 대해 모든 것을 처음부터 생각하고 만들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구글은 모토X를 아이폰과 같은 안드로이드폰으로 꿈꾸지 않을까.

모토X는 구글의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장 도전장이 아닐까. 지금까지 여러 제조사가 선보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그리고 구글이 선보인 레퍼런스폰 넥서스 시리즈와는 차별화하는 무엇이 있을 것이다. 범람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속에서 진정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통해 바라는 ‘무엇’이 모토X 안에 담겨있지 않을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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