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피칭 X파일] LG 유원상 살아나면 ‘가을야구’ 풍년들겠네

입력 2013-07-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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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투수놀음이다. 마운드가 튼튼해야 후반기 레이스도 잘 끌어갈 수 있다. 삼성 밴덴헐크, LG 유원상, 넥센나이트, 두산 핸킨스, KIA 송은범, 롯데 송승준, SK 윤희상, NC 이민호, 한화 조지훈은 후반기 9개 구단 마운드의 키 플레이어로 꼽힌다.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두산 베어스

■ 후반기 마운드 키플레이어는 누구?

삼성 밴덴헐크·넥센 나이트 부활 선두싸움 열쇠
두산, 올슨 대체용병 핸킨스 호투 4강싸움 필수
롯데 송승준·KIA 송은범·SK 윤희상 ‘반전 카드’
NC 이민호·한화 조지훈 무서운 성장세 볼거리


프로야구 후반기가 시작됐다. 투수력이 얼마나 강하냐에 따라 순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팀마다 후반기에 주목할 투수들이 있다. 후반기 성적을 좌우할 키 플레이어들이다. 3연속 우승을 노리는 삼성은 밴덴헐크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그가 전반기처럼 부진하면 결코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11년 만에 가을잔치 참가를 노리는 LG는 유원상의 호투가 필요하다. 유원상이 살아나야 불펜의 안정감이 커진다. 넥센은 나이트가 에이스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두산은 새 외국인투수 핸킨스가 주목된다. 롯데 송승준, KIA 송은범, SK 윤희상의 부활도 절실하다. NC 이민호와 한화 조지훈은 팀의 미래를 이끌어갈 재목들이다.


● 삼성, 밴덴헐크가 고민

밴덴헐크의 전반기 성적은 3승5패, 방어율 4.50이다. 특히 최근 6경기에서 4연패를 당했다. 단 한 차례도 퀄리티스타트(QS)를 하지 못했고, 3차례는 5회 이전 강판됐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위해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25승을 합작한 탈보트와 고든을 포기했다. 그러나 밴덴헐크와 로드리게스, 두 외국인투수는 전반기 겨우 6승에 그쳤다. 두 투수 모두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지니고 있지만, 변화구와 경기운영에 아쉬움을 남겼다. 외국인투수의 부진에도 삼성은 전반기 1위를 차지했다. 배영수-윤성환-장원삼으로 이어지는 국내파 선발투수들의 활약이 컸다. 밴덴헐크의 활약 없이는 페넌트레이스 1위를 장담하기 힘들다.


● LG, 유원상 살아나면 만사 OK

LG는 방어율 1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선발, 불펜, 마무리 모두 제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지난 2년간 에이스로 활약했던 주키치의 부진이 옥에 티였다. 후반기 LG의 키 플레이어는 유원상이다. 지난해 21홀드를 올린 그는 올해 팔꿈치와 허벅지 부상으로 전반기 3홀드에 그쳤다. 그가 없는 사이 이동현과 정현욱이 많이 던졌다. 전반기 이동현은 38경기에서 43이닝을 던졌고, 정현욱은 37경기에서 36이닝을 책임졌다. 유원상이 제 페이스를 찾으면 이동현과 정현욱에게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마무리 봉중근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 넥센, 에이스 나이트가 필요

나이트의 부진이 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4월까지 4승을 거뒀던 그가 5월 이후 13경기에서 3승밖에 추가하지 못했다. 최근 13경기에서 5차례의 QS에 그쳤다. 지난해 그는 30경기에서 무려 27차례나 QS를 작성했다. 나이트의 활약 없이 넥센의 4강 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또 한명의 외국인투수 밴 헤켄마저 슬럼프가 2개월째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후반기 넥센에 가장 절실한 요소는 나이트의 부활이다. 그래야 창단 첫 4강 진출도 가능해진다. 다행히 나이트는 후반기 첫 등판인 23일 목동 두산전에서 6이닝 2실점의 호투로 7승째(7패)를 신고했다.


● 두산, 핸킨스 올슨의 아쉬움을 지울까?

두산에는 최고의 외국인투수 니퍼트가 있다. 이미 3년 연속 10승을 달성했고, 올 시즌 강력한 다승왕 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또 다른 외국인투수 올슨은 부진했다. 10경기에서 1승밖에 못했고, 결국 팀을 떠났다. 새로 영입한 핸킨스는 제구력이 좋은 투수다. 올해 그는 트리플A 톨레도에서 4승4패, 방어율 3.03을 기록했다. 9이닝당 볼넷이 2.5개로 수준급이다. 그러나 9이닝당 탈삼진은 4.5개로 평범했다. 강력한 구위보다는 로케이션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는 투수다. 메이저리그 경험은 없고 마이너리그 통산 55승68패, 방어율 4.40을 거뒀다. 니퍼트-노경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선발 트리오는 강력하다. 핸킨스가 성공적으로 적응한다면 4강 이상의 성적도 기대해볼 만하다.


● KIA, 송은범의 마무리에 운명 건다

KIA는 마무리 송은범으로 후반기에 나선다. 전반기 20세이브를 올린 앤서니를 선발로 전향시키고 송은범을 택했다. 전반기 막판 3경기에서 송은범은 연속으로 1실점씩 했다. 3이닝동안 6안타를 맞았다. 아직 베스트 컨디션이 아니다. 송은범은 빠른 공과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한다. 단조로운 투구패턴이지만, 제구력과 구위가 좋아 항상 타자를 압도했다. 그러나 구위가 뒷받침되지 않을 때 쉽게 맞아 나가는 단점도 있다. 마무리 송은범의 활약에 KIA의 운명이 달렸다. 그가 무너지면 KIA의 후반기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 롯데, 송승준이 이겨야 팀도 산다

롯데는 송승준의 승수 쌓기가 절실하다. 17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밖에 건지지 못했다. QS도 7차례뿐이다. 송승준은 해마다 여름에 강했다. 그러나 올해는 여름에 치른 6경기에서 1승밖에 못했다. 전반기 막판 2경기에서 연속 호투했지만,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롯데는 두 외국인투수 유먼과 옥스프링이 전반기 16승을 합작했다. 송승준이 이겨준다면 3명의 필승카드를 갖추게 된다. 전반기에는 송승준이 이름값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의 여름이 빨리 와야 롯데가 산다.


● SK, 승리투수 윤희상이 절실

윤희상의 올 시즌 출발은 화려했다. 4월 3경기에서 3승 무패, 방어율 1.77을 기록했다. 지난해 그는 데뷔 9년 만에 10승투수가 됐다. 올해도 대단한 활약이 기대됐다. 그러나 4월 이후 그는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직구의 힘이 약해졌고 변화구도 밋밋했다. QS를 기록하는 날에는 타자들의 도움이 없었다. 선발투수는 이기지 못하면 자신감을 잃는다. 7월 2차례 등판에서 연속 QS를 기록한 것은 그래도 청신호다. SK는 4강 싸움에서 많이 뒤쳐져 있다. 윤희상이 승리도 얻고 자신감도 찾아야 희망이 생긴다.


● NC, 마무리 이민호의 성장 확인

NC의 선발진은 화려하다. 전반기 선발진의 방어율은 9개 구단 중 1위였다. QS도 43회로 1위였다. 그럼에도 후반기 주목받는 투수는 마무리 이민호다. 이민호는 전반기에 9세이브를 기록했다. 시속 150km가 넘는 강력한 직구와 어떤 위기에서도 미소 짓는 두둑한 배짱이 매력이다. 김경문 감독이 그를 마무리로 낙점한 것 역시 강속구와 배짱 때문이다. 후반기에 그가 기대대로 성장한다면 NC는 창단 첫 해에 믿을 만한 마무리투수를 얻게 된다. 마무리투수를 첫 해에 찾아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민호가 오승환(삼성)과 손승락(넥센)의 뒤를 이을 우완 마무리로 커나갈지 주목된다.


● 한화, 조지훈 희망을 던져라

한화에 절실한 것은 마운드에서 희망을 찾는 일이다. 류현진이 LA 다저스로 떠난 뒤 한화 마운드에서 희망을 찾기가 쉽지 않다. 김혁민은 제 자리에 머물러 있고, 유창식과 안승민은 제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그 가운데 루키 조지훈에게서 희망을 본다. 올 시즌 8경기에 등판해 방어율 1.59를 기록했다. 11이닝 동안 14개의 삼진을 잡았다. 직구의 힘도 좋고, 슬라이더도 예리하다. 배짱도 있고, 투구폼도 잘 갖춰져 있다. 정민철, 송진우 투수코치가 모두 칭찬하고 있는 유망주다. 후반기 조지훈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의 선발등판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그리고 그가 한화팬들에게 희망을 던져주길 기대한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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