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과이어 클레멘스 등 복용…명예 실추
메이저리그의 인기는 1994년 선수노조의 파업 이후 시들해졌다. 그러나 1998년 마크 맥과이어(당시 세인트루이스)와 새미 소사(당시 시카고 컵스)가 역대 최고의 홈런왕 경쟁을 펼치자, 흥행의 불길은 다시 타올랐다. 종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1961년 로저 매리스(당시 뉴욕 양키스)의 61개. 맥과이어(70개)와 소사(66개)는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불멸로 남을 것만 같던 맥과이어의 기록도 오래가지 못했다. 2001년 배리 본즈(당시 샌프란시스코)가 무려 73개의 아치를 그렸다.
그러나 머지않아 홈런 파티를 벌이던 선수들은 약물에 취해 있었음이 만천하에 공개된다. 1988·1991년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호세 칸세코는 2002년 자서전을 통해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을 폭로했다. 이 가운데는 맥과이어, 소사, 본즈는 물론 제이슨 지암비,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이 포함돼 충격을 줬다. 결국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2003년부터 무작위 도핑테스트를 도입했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벌이게 된다. 2007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약물보고서 ‘미첼 리포트’에는 금지약물을 사용한 전·현직 빅리거 80여명의 실명이 공개돼 또 한번 큰 파장을 낳았다.
약물 스타들은 결국 몰락의 길을 걸었다. 본즈는 2003년 연방 대법원에서 금지약물 복용에 대해 위증을 한 것이 드러나 30일간의 가택연금을 선고받았다. 맥과이어도 2010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테로이드 복용 사실을 시인했다.
부정한 방식으로 이룬 이들의 업적은 팬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맥과이어는 명예의 전당 후보 자격을 얻은 2007년부터 올해까지 번번이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다.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 역시 1월 발표된 2013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탈락했다. 일부 전문가와 팬들은 “약물 선수의 홈런 개수를 공식기록으로 인정해선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