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나성범은 올해 최고의 신인타자다. 압도적 성적은 아니지만 국내 투수력과 타자로 전향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것 등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스포츠동아DB
12일 현재 타율 0.268 9홈런 47타점
17년전 박재홍 기록 못미쳐
투수력 급성장 감안 비교 무리
찬스·수비에 강하고 헌신도 높아
NC 김경문 감독 “120%% 만족한다”
NC 나성범(24). 이 만큼 큰 주목을 받으면서, 이렇게 완벽한 준비과정을 거친 신인은 없었다. 그렇다면 그는 기대만큼 ‘슈퍼 루키’다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나성범은 2012년 계약금 3억원을 받고 NC에 입단했다. 우선지명을 받은 투수 이민호, 노성호와 함께 팀 내 최고 계약금이었다.
타격의 정확도와 파워, 견실한 수비와 송구능력, 기민한 주루실력까지 모두 갖춘 ‘5툴 플레이어’라는 큰 기대가 쏟아졌다. 잘생긴 외모와 더불어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던지던 좌완투수에서 야수로 변신한 이력까지, 예비 스타로서의 자질을 두루 갖췄다. NC와 리그를 대표할 타자로 성장하리란 전망이 컸다.
그러나 그동안 수많은 유망주들이 1군의 벽을 넘지 못했다. 데뷔 초반 반짝하고 사라진 경우도 많았다. 실력 없이는 결코 스타가 될 수 없다.
나성범은 NC의 창단 멤버로 입단해 2012년 아무런 조급함 없이 퓨처스리그에서 프로 적응에 전념했다. 1·2군을 오가며 서로 다른 환경에서 방황하다 망가질 위험성은 없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NC의 1군 데뷔와 함께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손바닥 부상으로 전열에서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부담스러운 상황을 비켜갈 수 있었다.
5월 7일 마산 한화전을 통해 1군에 데뷔한 나성범은 12일까지 67경기에서 타율 0.268(265타수 71안타·2루타 14개) 9홈런 47타점 37득점을 기록 중이다.
같은 대졸 외야수로 1996년 데뷔해 타율 0.295, 30홈런, 36도루, 108타점을 올려 리그 전체에 큰 충격을 줬던 현대 박재홍(현 MBC플러스 해설위원)을 떠올리면 압도적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17년 전 1군 수준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선동열 KIA 감독은 “2000년대 이후 투수들의 변화구 수준 자체가 달라졌다”고 말한다. 신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아마추어시절 보기 힘들었던 변화구에 대한 대처다.
67경기에서 올린 47타점은 경기당 0.7개로 타점 7위인 SK 최정(0.73개), 8위인 삼성 이승엽(0.64개)에 견줄 만하다. 그만큼 찬스에서 강하다. 준수한 수비, 팀에 대한 헌신 등 대형 스타의 자질도 보여주고 있다. 팬을 존중하고 겸손한 모습도 강점이다.
김경문 NC 감독은 “워낙 기대치가 높은 상황에서 출발해서 그렇지, 감독의 생각으로는 120%% 잘해주고 있다. 신인이 부상도 있었는데 이 만큼 잘해주기 힘들다”고 나성범을 칭찬했다. 본인 스스로도 긍정적이다. 나성범은 “오르막을 꾸준히 걸어 올라간다는 생각으로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분명 현재보다 미래가 더 밝은 나성범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