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리그 전남 ‘체질 개선’ 선언, 왜?

입력 2013-08-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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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연 신임사장 비전 제시

전남 드래곤즈는 K리그 클래식 스플릿 라운드 하위리그(8∼14위)로 처졌다.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려봐야 올 시즌은 최대 8위다. 같은 모기업(포스코)인 포항 스틸러스의 승승장구하는 행보를 바라보는 마음이 편할 리 없다.

하지만 전남은 ‘위기’를 거론하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한다. 전남 박세연 신임 사장부터 뚜렷한 비전을 세웠다. 이전까지 전남은 방향성이 없었다. 목표가 우승인지, 생존인지, 유망주 성장인지 모호할 때가 많았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그래서 구체화했다. 박 사장은 ▲미래 가치 ▲성적 향상 및 축구 발전의 공익 ▲신뢰와 소통을 통한 상생을 기치로 내걸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대목은 신뢰다.

하석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를 만난 자리에서 박 사장은 “믿음을 주는 구단을 함께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이로써 하 감독도 잔여 임기를 사실상 보장받은 셈. 전남은 작년 여름 하 감독과 2년6개월 계약했다. 사령탑 3년차면 시행착오를 끝내고 결실이 나올 때가 됐다는 믿음도 섰다. 하 감독도 “(올해) 잘 버티고, 그 다음을 보자”며 어린 제자들을 독려하고 있다. 25일 안방에서 열린 포항과 ‘포스코 더비’는 비록 2-3 석패로 끝났어도 전남의 장래가 밝다는 걸 증명해 보였다.

프런트도 프로의식 정착에 나섰다. 수뇌부가 바뀔 때마다 정책이 멈추고 오락가락한 행보는 결국 치열함이 부족했다는 생각에서다. 이를 위해 박 사장은 직원들에게 자신의 저서 ‘CEO가 고민해야 할 25가지’를 나눠주며 꾸준한 공부를 요구했다. 또 사무국도 광양 외곽에서 시내 중심가로 이전한다. 전남 관계자는 “‘천릿길도 한 걸음’이란 말처럼 천천히, 그렇지만 확실히 바꿔가겠다. 그저 축구 잘하는 팀보다 좋은 팀이 되기 위해 계속 채찍질 하겠다”며 체질개선을 선언했다.

광양|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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